이범호가 일으킨 뜨거운 경쟁 회오리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1.02.21 09: 02

보이지 않는 전쟁이다.
KIA가 우승했던 2009시즌으로 돌아가보자. 12년만의 우승을 일궈낸 KIA의 주전 라인업은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이적생 김상현이 중심타선에 포진해 인생역전을 일구어냈다. 고졸루키 안치홍은 어느새 주전을 꿰차더니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4-5로 따라붙는 솔로포를 날렸다.
입단 이후 2년동안 부진했던 최희섭은 산을 통해 4번타자로 거듭났다. 프로 2년차 나지완은 한국시리즈 끝내기 홈런을 날려 MVP를 거머쥐었다. 작은 거인 김선빈은 유격수로 자신의 자리를 넘보고 있었다. 김원섭도 확실한 3할타자로 발돋음했다.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발돋음했다.

그로부터 2년 이후 KIA는 또 다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자신의 텃밭을 가졌던 이들이 거센 경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FA 이범호가 전격적으로 입단한 이후 벌어진 일이다. 이범호의 입단이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뜨거운 생존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당장 이범호의 가세와 함께 김상현은 외야수로 변신했다. 확실한 중심타자인 김상현이 뛰어든 외야진은 모두 8명이 치열한 자리싸움을 벌이는 형국이 됐다. 신종길이 주전을 넘보는데다 김다원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붙박이 외야수 이용규도 뒷덜미가 서늘한 상황에 직면해있다.
내야진 역시 군제대한 김주형까지 들어서면서 자리싸움이 볼만해졌다. 주전들보다는 백업선수들에 경쟁이 붙어있다. 김주형과 함께 박기남, 이현곤(남해 2군캠프), 홍재호, 이영수 등이 1군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엄청난 훈련을 받고 파김치가 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치열한 생존싸움을 하고 있다.
지난 20일 허리통증으로 귀국한 최희섭은 이범호 효과에 긍정적이다. 그는 "이범호의 입단은 팀에게는 대단히 좋은 일이다. 범호가 오면서 팀이 전체적으로 경쟁이라는 변화를 겪고 있다. 선수들이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보이지 않게 뜨거운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호의 입단이 타선 강화 효과도 있지만 부수적인 효과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경쟁은 새로운 힘을 낳는다. 선수들은 경쟁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기량이 좋아진다. 자리에 안주하면 퇴보할 수 밖에 없다. 이범호의 입단으로 생긴 경쟁의 바람. 선수층이 엷은 KIA로서는 퍽이나 반가운 현상이다.
sunny@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