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척추관도 좁아진다 ‘척추관 협착증’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02.21 08: 52

대기업 간부로 일하고 있는 송규복(56세)씨. 특별히 힘든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무직으로 오랫동안 앉아있다 보니 가끔씩 뜨끔뜨끔 통증이 있어 증상이 있을 때마다 물리치료를 하며 버텨왔다고 한다. 혹시 허리디스크인가 싶어 자세교정이나 운동을 열심히 해보기도 했지만 통증이 더 심해질 뿐 나아지지는 않았다. 엉치가 빠지는 듯 한 통증은 물론 양 다리가 터지는 것 같아 걷기조차 힘들어 내원한 경우. 송씨의 병명은 척추관 협착증으로 퇴행으로 인해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고 있는 상태였다.
척추에는 척추뼈 뒤로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있는데 이를 척추관 또는 척추강이라고 부른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관 주변의 인대와 관절이 두꺼워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지게 되는데 이를 척추관 협착증이라고 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서 신경을 압박하게 되므로 엉치나 다리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한 누워서 다리를 올리기는 쉽지만 걸으면 허리보다 다리에 통증이 심해 오래 걷지 못한다. 허리를 펴면 아프고 허리를 구부리면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덜한 특징이 있다. 특히 밤에 종아리가 많이 아프고, 엉치 또는 허벅지, 종아리 발끝이 저리거나 아프다.
허리에 통증이 있으면 일단 ‘디스크’를 떠올리기 마련이고,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척추관 협착증을 디스크로 오인하기도 하고 있다. 디스크는 지속적인 하지 통증을 호소하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서있거나 걸을 때 즉 척추를 펴고 있을 때 통증이 유발되는 등 다른 특징을 보이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잘못된 자가진단으로 병을 키우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최근 장비의 첨단화로 진단은 어렵지 않다. 앞의 증상과 더불어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촬영)상의 모습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디스크가 삐져나와 신경을 압박한다면 허리 디스크를, 척추관이 좁아져 전체적으로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라면 척추관 협착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허재섭 진료부장은 “척추관 협착증 환자의 15%는 시간이 경과하면 증상이 감소하지만 30%의 환자는 2~3년 후 증상이 악화되며, 45%의 환자는 수술을 필요로 한다” 고 밝혔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보존적 치료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및 운동치료를 통해 증상 완화의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러한 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된다. 수술은 협착증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수술의 방법이 정해진다.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미세현미경하 신경 감압술이 있고, 감압술 후 추체간 보형물로 유지해주는 연성 고정술이 있으며, 척추뼈의 불안정성이나 전위가 동반된 경우에는 척추유합술을 하게 된다.
척추수술을 하게 되면 허리를 못 쓰게 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은데 최근에는 수술 기술의 발전과 수술 장비의 개발에 힘입어 최소 절개로 짧은 시간에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후 허리를 못 쓰게 되는 일은 흔하지 않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많은 질병들이 그러하듯 척추질환 또한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노년기에 척추질환을 겪게 되면 누워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서 폐렴 등의 2차적인 합병증이 발생하여 생명에 위협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진수 객원기자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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