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들의 오디션 '나는 가수다' 너무 독하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02.21 10: 42

MBC '일밤'의 한 코너 '나는 가수다' 첫방송을 앞두고 가요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MBC의 대표 예능PD인 김영희 CP가 야심차게 기획한 '나는 가수다'가 오는 3월6일 첫방송을 앞둔 가운데, 베테랑 가수들을 다수 출연시켜 방청객의 투표 등으로 한명씩 떨어뜨리는 형식의 '프로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의 등장에 가요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요계에서 존경받는 선배 가수들을 모아놓고 어떻게 투표라는 형식을 도입할 수 있나 하는 불쾌감부터, 이렇게라도 프라임시간대 예능에 음악이 등장한 것이 기쁘다는 반응도 보인다.
 
첫날 출연진은 상당히 화려하다. 이소라가 MC로 나섰고, 김건모를 비롯해 윤도현, 정엽, 박정현, 백지영, 김범수 등 후배 가수들의 롤모델들이 총출동했다. 지난 20일 예고편을 내보내자 시청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뜨겁다. 최근 엠넷 '슈퍼스타K2'와 MBC '위대한 탄생' 등에 환호를 보내온 시청자들이 '나는 가수다'가 훨씬 더 수준이 높은 프로그램을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를 보는 가요계 시선은 복잡하다. 한 가요관계자는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평소 얼굴을 잘 보지도 못했던 대단한 가수들이 한자리에 서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떨렸다"면서 "하지만 이들을 투표로 한명씩 떨어뜨리고, 이들의 무대를 흥미진진한 대결로 몰아가는 것은 후배 가수들이 보기에 썩 좋은 그림은 아닌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예능 아이템으로 상당히 좋았을지 모르나, 방송계가 가요계를 조금 더 배려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든다"면서 "아직 방송을 보진 못했지만, 지나치게 서바이버에 중점을 두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뛰어난 가수들의 무대가 예능을 위한 것으로 전락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은 된다"면서 "과연 자극적인 편집이나 설정 없이 프로그램이 진행될 것인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 프로그램이 음악에 대한 관심을 급증시키는데 한 몫하리라는 데에 기대를 걸고 있는 관계자들도 많다.
 
한때는 음악 순위 프로그램이 주말 황금시간대에 포진했으나, 이후 가요계의 부진과 맞물려 리얼버라이어티에 황금시간대 자리를 넘겨준지 오래된 상태. 일반인 오디션 프로그램 등으로 음악에 대한 갈증이 높아진 요즘, 진정한 '승부사'들이 나서서 음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폭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 프로그램 출연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한 가요관계자는 "아마도 거기 출연한 가수들도 보다 더 큰 그림을 보고 출연을 결정했을 것"이라면서 "매우 존경받는 가수긴 하지만, 그들의 음악을 TV에서 제대로 들어본지가 얼마나 되었나. 다소 심심한 심야 음악프로그램만으로는 부족하지 않나. 서바이버 형식 쯤은 독한 리얼버라이어티 시간대로 옮긴 데에 따른 약간의 타협점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온라인 상에는 '나는 가수다' 방청을 다녀온 팬들로 인해 각종 후기와 음원이 이슈를 모으고 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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