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호 전 SK 코치, 샌디에이고 코치 연수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2.21 12: 29

프로야구 역대 통산 도루 1위(550도루)에 빛나는 전준호(42) 전 SK 와이번스 코치가 오는 24일 체계적인 코칭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미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1년간 코치 연수를 떠난다.
 
전 전 코치는 “메이저리그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코치 연수를 제안받았으나, 일반 연수가 아닌 스프링캠프 인스트럭터를 제의한 파드리스를 최종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파드리스는 전 전 코치에게 한 달간 선수들의 지도를 맡기는 조건으로, 왕복항공료 및 숙식 등 일체의 비용을 부담키로 했다. 이와 함께 파드리스는 전 전 코치의 인스트럭터 활약 여부에 따라 스프링캠프 종료 뒤에도 선수들의 지도를 맡길 예정이다.
 
그간 국외 연수를 떠난 야구인은 많았지만, 처음부터 메이저리그 구단이 정식 인스트럭터를 제안하고, 구단 차원에서 실질적인 지원을 약속한 사례는 드물었다.
 
이처럼 파드리스가 전 전 코치 영입에 공을 들인 데는 이유가 있다. 전 전 코치가 한국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개인 통산 2천 안타, 550도루 이상을 기록한 전설이기 때문이다. 여기다 지난해 SK에서 코치로 활약한 바 있어 인스트럭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코치는 지난해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되자마자 국외 연수를 결심했다. SK와의 재계약이 확실했지만, 안주보다 도전을 선택했다. 당시 전 전 코치는 “코치직을 수행하며 더욱 깊이 있는 야구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며 “국외 선진야구를 직접 경험하는 게 가장 좋은 야구공부란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전 전 코치는 메이저리그 코치 연수를 위해 지난해부터 꾸준히 영어공부를 해왔다. 제대로 배우려면 언어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 전 코치는 “선수 지도는 ‘아는 게 많은 것’보다 ‘아는 것을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메이저리그 코치들이 어떻게 선수들을 지도하고, 설득하는지 제대로 배우려면 자유로운 언어 소통은 필수”라고 말했다.
 
1991년 영남대를 졸업하고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전 전 코치는 1997년 현대 유니콘스로 트레이드된 뒤 팀의 한국시리즈 5회 우승을 이끄는 등 프로야구 최고의 1번 타자로 이름을 날렸고, 지난해에는 지도자 신분으로 SK를 정상으로 이끌어 총 여섯 번의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2008년 양준혁(은퇴)에 이어 두 번째로 통산 2천 안타 기록을 수립함으로써,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2천 경기 출전-2천 안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양준혁과 전 전 코치는 통산 2천 안타를 기록해야 가입하는 ‘성구회’의 회원이다.
 
현역시절 아침식사를 한 번도 거르지 않을 만큼 자기관리에 철저했던 전 전 코치는 파드리스에서 인스트럭터로 활동하고 나서, 국내로 복귀해 후진양성 힘쓸 계획이다. 전 전 코치는 “연수를 허락하고, 많은 도움을 준 SK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선진야구를 잘 배우고 돌아와 SK와 한국프로야구 발전에 밀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야구계는 전 전 코치의 파드리스 연수를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으로 높아진 한국야구의 위상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야구인은 “그간 대부분의 국외 구단 코치 연수가 형식적 차원에서 이뤄진 바람에 효과도 없고, 구단도 지원을 꺼려온 게 사실”이라며 “이례적인 조건으로 코치 연수를 떠나는 만큼 전 전 코치가 성공을 거둬 국외 구단 연수가 다시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 전 코치는 파드리스에서 선수들을 상대로 자신의 타격, 주루 노하우를 가감 없이 전수할 방침이다. 전 전 코치는 24일 오후 3시, KE017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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