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유일한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되어버린 '추추트레인' 추신수(29)가 사용하고 있는 스프링캠프 클럽하우스는 어떻게 생겼을까? 클럽하우스 내부는 원칙적으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 대신 글로 최대한 자세히 전한다.
미국프로야구(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선수들은 지난 2009년부터 미국 애리조나 주 굿이어 시에 위치한 굿이어 베이스볼파크에 스프링캠프를 열고 있다.

기자는 20일(현지시간) 이른 아침 야구장을 찾았다. 기자실에 짐을 풀고 곧바로 클럽하우스로 가 'CHOO'라고 써진 라커룸을 찾았지만 추신수는 없었다. 새벽 5시 30분에 와서 이미 필드에 나가 훈련하고 있었다. 지난해 4월 클리블랜드 홈구장인 프로그레시브 필드 라커룸과는 차이가 많이 있었다. 이번 캠프에는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과 초청 선수 등총 61명이 참가해 넓은 클럽하우스가 매우 북적거렸다.
클럽하우스 오픈 시간은 오전 8시부터 9시 05분까지 1차로 열리며 9시 05분부터는 선수들 전원이 모여 간단한 회의를 진행했다. 이후 선수들은 각자 짜여진 스케줄대로 훈련을 시작했다. 오전 11시 10분에 클럽하우스 문이 다시 열렸고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하나 둘씩 샤워를 마치고 몸에 타월만 두른 채 자신의 라커룸에 가서 옷을 갈아 입었다.
세로로 길게 된 타원형의 클럽하우스는 출입구와 반대쪽 세탁실 쪽을 제외하고 선수들에게 하나씩 주어진 가로 1m, 세로 2m보다 조금 더 높은 원목장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에게 클럽하우스는 동료들과 함께 사용하는 방의 개념이자 잠시 휴식을 취하며 옆 사람과 대화도 나누고, TV를 보거나, 기자들과 자유롭게 인터뷰도 하는 곳이다.
일단 출입구 가장 앞에는 직사각형의 검은색 음료 냉장고가 놓여져 있다. 훈련을 하느라 미처 땀도 닦지 못한 선수들은 이곳에 음료수를 하나씩 빼서 마셨다. 음료수 바로 뒤어는 물이 나오즌 정수기가 있다. 그 뒤에 기둥을 중심으로 전후좌우 4면에 초대형 텔레비전이 있다. 그 밑에는 과자 또는 우편물이 놓여있는 상자가 3개 나란히 놓여있다.
클럽하우스 내 세탁물을 넣는 빨간색 카트는 군데군데 떨어져 총 7개가 있다. 파란색 재활용 플라스틱 통은 입구 근처에 있으며 그 반대쪽 파란색 플라스틱 용기는 얼음이 쌓여있는 스포츠음료가 있었다. 커다란 회색 쓰레기통도 양쪽 모서리에 하나씩 있다. 안쪽 구석에는 원형 테이블이 3개 있으며 테이블당 의자는 4개다. 테이블 위에는 신문, 포커 카드, TV 리모콘, 음료수, 서류 종이 등이 놓여 있었다.
샤워를 막 마치고 나온 포수 루 마슨은 수건을 몸 전체를 덮고도 남은 타월을 감고 자신의 락커로 향했고, 초청선수로 캠프에 참가한 투수 덕 매티스는 의자에 앉아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었다. 좌완 구원 투수 라파엘 페레스는 은빛 맥북으로 컴퓨터에 열중했고, 투수 프랭크 헐만은 폭스스포츠 존 폴 모로시 기자와 반갑게 인사를 한 뒤 인터뷰를 시작했다.
약간 흥미로웠던 점은 회색 클리블랜드 후드티를 입은 두세 명의 세탁 담당 직원들이 수시로 클럽하우스를 오가며 선수들이 벗어놓은 빨래거리를 수거했다. 조금 쌓아둔 뒤 한꺼번에 가져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들은 부지런히 자신들이 맡은 일을 수행했다.
내야수 제이슨 닉스는 자신의 러커 앞 의자에 앉아 누군가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아이폰은 아니었다. 불펜 피칭을 마치고 클럽하우스에 나타난 우완 투수 잭 맥알리스터는 오른쪽 팔꿈치에 아이싱을 하고 있었다. 초청 선수인 내야수 코드 펠프스와 투수 브라이스 스토웰은 나란히 앉아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 받으며 즐거워했다.
보통 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 출입은 성별에 상관없이 기자들에게 개방된다. 특히 지난해 4월 뉴욕 양키스 클럽하우스에 갔을 때는 여자 기자뿐 아니라 리포터까지 들어와 있었다. 이쪽 저쪽에서 선수들은 타월을 풀고 옷을 갈아입고 있었지만 이들은 태연하게 행동했다. 선수들도 별다른 의식을 하지 않았다. 놀라운 문화 차이였다.
그러나 이날 클리블랜드 스프링캠프장 내 클럽하우스에는 여자 기자가 들어오지 않았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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