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진을 보면 그래도 조금 배가 불러".
한화 한대화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조금씩 감도는 모습이다. 기대했던 투수들이 점차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 18일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와 LG, SK와 차례로 연습경기를 가졌는데 선발로 나온 장민제와 송창식이 나란히 3이닝 무실점으로 안정된 투구내용을 보였다. '원투펀치' 류현진과 훌리오 데폴라를 제외하면 정해진 선발이 없는 한화로서는 선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
남은 선발 3자리를 두고 여러명의 후보들이 모여들고 있다. 하와이에서만 하더라도 한대화 감독은 유창식-안승민-양훈으로 나머지 3자리를 채우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한 감독은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이다. 경쟁을 통해 더 좋은 투수가 나오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기대대로 여러 후보들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마운드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장민제와 송창식은 기대보다 좋은 투수들이다. 3년차가 된 장민제는 나이에 비해 구속이 나오지 않지만 다양한 변화구를 바탕으로 맞춰잡는 피칭이 가능한 투수. 제구가 좋고 쉽게 흔들리는 않는 타입이다. 2004년 8승을 거둔 전력이 있는 송창식은 직구 최고 구속이 145km까지 찍힐 정도로 몸 상태가 회복됐다. 팔꿈치 수술과 버거씨병이라는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다시 한 번 비상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여기에 유창식 안승민 양훈도 기대된다. 계약금 7억원을 받고 들어온 '슈퍼루키' 유창식은 한대화 감독이 혹여라도 부담을 줄까 언급을 많이 자제하지만 선발로 싹수가 보인다는 기대. 지난해 신인으로 4승을 따낸 '노련한 2년차' 안승민도 하와이에서 직구 구속이 이미 145km를 넘어섰다. SK와 연습경기에서 송창식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와 2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최근 몇 년간 불펜으로 활약한 양훈도 캠프를 통해 부쩍 좋아진 구위와 달라진 훈련태도로 당당히 선발 후보 명함을 내밀었다.
기존에 선발진에서 활약한 유원상과 김혁민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한화의 선발진 경쟁은 유창식 안승민 양훈 장민제 송창식 유원상 김혁민 등이 남은 3개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된다. 2.3대1의 경쟁률. 한 감독은 "유원상과 김혁민이 지난해처럼 한다면 기회를 많이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선발진에 많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뜻이다. 한대화 감독은 22일 주니치전에 유원상, 23일 야쿠르트전에 양훈을 선발로 테스트할 계획. 지난해보다 확실히 마운드가 좋아졌다는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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