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류현진'이라는 이름 석자가 갖는 가치가 크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하지 않는 게 화제가 되고, 연예인 홍수아와의 열애설도 단박에 화제가 됐다. 그만큼 류현진이라는 이름값이 크다. 지금껏 한화와 별다른 연결고리가 없었던 요미우리가 한화와 연습경기를 잡고, 홍수아의 드라마 제작 발표회 당일 아침 터진 열애설은 류현진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기록에서도 류현진의 가치는 그대로 나타난다. 기록을 훑어보면 왜 모두가 류현진과 엮이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다.
▲ 승리
지난 2006년 데뷔한 류현진은 그해 18승을 거두며 MVP와 신인왕을 동시석권했다. 프로야구 최초의 일이었다. 2007년 17승, 2008년 14승, 2009년 13승, 2010년 16승으로 5년간 139경기에서 총 78승을 쌓았다. 이 기간 동안 류현진 다음으로 많은 승수를 거둔 투수는 롯데 장원준. 그러나 52승으로 류현진과는 무려 26승이나 차이가 난다. 류현진의 통산 승수는 역대 공동 31위다. 그보다 더 많은 승리를 거둔 현역 투수는 김원형(SK·134승) 김수경(넥센·111승) 손민한(롯데·103승) 박명환(LG·102승) 이대진(KIA·100승) 배영수(삼성·84승) 등 6명밖에 되지 않는다. 류현진은 이제 6년차 투수다. 류현진의 나이에 류현진보다 많이 승리한 투수는 없다. 주형광이 류현진의 나이에 거둔 67승이 최고였다. 류현진은 앞자리와 뒷자리를 모두 1씩 더해놓았다. 최연소 100승은 시간문제다.

▲ 평균자책점
류현진은 입버릇처럼 말한다. "투수는 평균자책점이 생명이다". 류현진은 통산 960⅓이닝을 소화하며 자책점을 294점만 내줬다. 통산 평균자책점 2.76. 2010년에는 12년 만의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역대 9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 중 류현진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선동렬(1647이닝·1.20) 최동원(1414⅔이닝·2.46) 정명원(1093⅔이닝·2.56) 이상훈(909⅔이닝·2.56)까지 4명밖에 없다. 류현진이 2010년 기록한 1점대 평균자책점은 선발로 192⅔이닝을 던지며 작성한 것이다. 류현진보다 많이 던지면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경우는 모두 7차례. 선동렬 최동원 박철순 최일언 김건우가 류현진보다 많이 던지면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들이다. 그러나 투수 분업화가 이뤄지기 시작한 1980년대의 일. 1991년 선동렬만이 유일한 예외다.

▲ 탈삼진
류현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탈삼진이다. 지난해 5월17일 청주 LG전에서는 정규이닝 최다 탈삼진 17개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데뷔 첫 해부터 204개의 탈삼진을 잡아낸 류현진은 매년 140개가 넘는 탈삼진을 기록했다. 5년간 정확히 900탈삼진을 기록했다. 역대 탈삼진 부문 29위에 올라있는데 현역 선수로 한정할 경우 박명환(LG·1399개) 김수경(넥센·1328개) 김원형(SK·1246개)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현재 페이스라면 최연소·최소경기 1000탈삼진이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역대 최연소 1000탈삼진은 주형광의 24세3개월14일이며 최소경기 1000탈삼진은 정민철의 180경기. 비율로 따지면 류현진이 더 대단하다. 류현진의 통산 9이닝당 탈삼진은 8.43개. 통산 5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류현진보다 더 높은 비율로 탈삼진을 잡은 투수는 구대성(9.74) 선동렬(9.28) 황두성(8.48)이 있다. 선동렬을 빼면 모두 구원투수들이며 선동렬도 1993년 이후로는 구원투수로 뛰었다.
▲ 투구이닝
류현진하면 역시 투구이닝이다. 류현진만큼 많이 오래 던지는 투수도 드물다. 완투형 투수가 사라진 요즘 류현진은 경기 자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로서의 가치도 드높다. 5년간 960⅓이닝을 던졌다. 여기에 포스트시즌(34⅓이닝)과 국제대회(51⅔이닝)까지 합하면 무려 1046이닝이 된다. 연평균 200이닝 이상 던졌다는 이야기가 된다. 현역 투수 중 류현진보다 많이 던진 투수는 김원형(SK·2171), 김수경(넥센·1687⅔) 박명환(LG·1582⅔) 손민한(롯데·1529⅔) 이대진(KIA·1307) 배영수(삼성·1290) 전준호(SK·1046⅓) '작은' 이승호(SK·1003⅔) 장원준(롯데·990⅓) 등 9명에 불과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류현진은 이제 6년째 되는 투수다. 류현진의 나이에 류현진보다 많이 던진 투수는 주형광(1108⅔)이 유일하다. 그 주형광마저도 빠른 1976년생으로 프로 입단이 1년 빨랐다.
▲ 퀄리티 스타트
'퀄리티 스타트'라는 용어는 박찬호가 한창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할 때 알려지고 확산됐다. 한국프로야구에는 지난해 류현진 덕분에 제대로 알려졌다. 지난해 류현진은 단일 시즌 최다 기록에 해당하는 2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전 시즌부터 이어진 6경기를 더하면 29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메이저리그를 능가하는 비공인 세계 기록을 세웠다. 데뷔 후 139경기 중 137경기를 선발등판했다. 통산 퀄리티 스타트는 무려 96차례. 퀄리티 스타트 성공률로 따지면 70.1%에 달한다. 류현진의 퀄리티 스타트는 그냥 퀄리티 스타트가 아니다.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특급 퀄리티 스타트가 무려 71차례였다. 여기에는 통산 23차례의 완투와 8차례 완봉이 포함돼 있다. 류현진이 더 무서운 이유? 통산 137경기 선발 등판에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 것이 단 6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컨디션이 좋을 때에는 감히 함부로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운 류현진은 그렇지 않은 날에도 쉽게 무너뜨리기 힘들다. 그래서 류현진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투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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