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최고 포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평생토록 포수만 할 것이다".
최근 야구 선수들 가운데 가장 기피하는 포지션은 포수다. 10kg이 넘는 보호장비를 차야 하고, 온 몸으로 공을 막아야 한다. 운이 나쁠 때는 타구가 몸에 맞아 그라운드에서 쓰러지기도 한다. 그러나 '포수'가 가장 좋다고, 최고의 포수가 되겠다고 다짐한 이가 있다. 미국프로야구(MLB) LA 에인절스 한국계 포수 최현(23, 미국명 행크 현 초이 콩거)이다.
최현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아침 7시 애리조나 템피에 위치한 에인절스 스프링캠프장인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난 최고 포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평생토록 포수만 할 것"이라며 2011시즌 애인절스 안방을 자신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최현을 비롯한 60명이 넘는 선수들이 흰색 홈 유니폼과 빨간색 모자를 쓰고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이른 아침부터 무슨 일이었을까. 에인절스는 이날 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토 데이'를 실시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선수들 전원은 사진 기자들을 대상으로 실내와 실외를 돌며 각각의 포즈를 취하며 카메라 셔터 소리에 움직였다.
반소매 유니폼을 입고 나타난 최현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동료들이 특이한 포즈를 취하자 "나도 데이빗 오르티스처럼 배트를 헬리콥터처럼 돌릴 것"이라며 농담을 하며 동료들을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최현은 헌팅턴 비치 고등학교 재학시절인 2006년 메이저리그 전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에인절스에 지명됐다. 입단 초기 작은 부상이 있었지만 매년 다음 단계로 올라가 지난해 마이너리그 퓨처스 리그에 출장해 초대형 홈런을 쏘아 올리며 최우수상(MVP)를 수상했다. 그는 시즌 막판에는 메이저리그로 승격돼 13경기에 출장 1할7푼2리(29타수 5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에인절스는 2010시즌 안방을 지켰던 마이크 나폴리를 지난달 토론토로 트레이드 시키며 안방마님 자리를 비워놨다.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인 <엠엘비닷컴>은 제프 매티스를 주전으로 표시했지만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최현이 올 시즌 에인절스 안방을 책임질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예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최근 ‘2011년 메이저리그 유망주 100명’에 최현을 68위로 선정했다. 박찬호가 떠나 추신수 홀로 남은 메이저리그에 최현이 가장 근접해있다. 개막전 엔트리 포함 가능성도 높다.
다음은 최현과 일문일답.
-한국의 많은 팬들이 '콩거'를 지켜보고 있다?
▲나를 지켜봐 주고 기대해주시는 한국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스프링 트레이닝 동안 계속해서 열심히 운동했다. 특히 한국팬들이 나에게 주목하고 있는 것도 잘 안다. 지금 난 매일 내게 주어진 상황 가운데 실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올 시즌 주전 포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
▲주전 포수와 관련해서는 아직 조금 이른 것 같다. 지금 나는 스프링캠프에서 매일 실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위치 타자인 최현)양쪽 타석과 수비, 그리고 건강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목표다. 내가 걱정한다면 이것은 내게 추가적인 스트레스가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기에 아직 어리다는 분석도 있는데?
▲나이는 잘 모르겠다. 난 이제 23살이고, 많은 것을 시작할 때가 된 것 같다.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열심히 운동한다면 다음 단계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주전 포수였던 나폴리가 트레이드 된 것이 콩거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는데?
▲나폴리는 좋은 선수였다. 내가 메이저리그로 콜업됐을 때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 비록 나폴리가 떠났지만 애인절스에는 좋은 포수들이 많다. 캠프에 참가한 포수만도 총 8명이다.
-가장 친한 친구는?
▲마크 트럼버다. 집근처에 살아서 겨울에 운동도 같이 했다. 정영일, 장필준과 친하며 한국 가수들 중에서는 원더걸스와 손담비 노래를 많이 듣는다. 그리고 피겨 스케이터 김연아도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갈비가 최고다. 어느 누구도 어머니의 갈비맛을 따라올 수 없다.
-포수로 입단했지만 야수로 전향할 뻔 했다는 말이 있었다?
▲전에 사람들이 내가 포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말이 나로 하여금 더 많은 연습을 하게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수비에 있어서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난 최고 포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평생토록 포수만 할 것이다.
-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포수에게 타격은 가장 최후의 것이다. 그러나 타격도 중요하다. 내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투수들을 이끄는 것이다. 포수는 팀의 리더가 되어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
한편 OSEN의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허락하며 감독실로 초대한 마이크 소시아(53) 감독은 "콩거는 재능을 뛰어난 젊은 포수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만 실력이 향상된다면 기회는 주어질 것"이라고 말한 뒤 "우리 팀이 승리를 할 수만 있다면 그에게 당연히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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