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남’으로 대한민국 여성의 밤잠을 설레게 했던 남자가 있다. 바로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김주원, 아니 현빈이다. 김주원은 차갑지만 다정한, 까칠하지만 매력있는 남자로 여성들을 ‘주원앓이’하게 만들었고, 현빈은 ‘어메이징’한 인기를 누렸다.
‘시크릿가든’이 끝난 지도 한 달이 훌쩍 넘었다. 그리고 지금 현빈은 스크린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지난 2월 17일 개봉해 현재 인기리에 상영 중인 ‘만추’를 통해 말이다.
현빈과 함께 ‘색, 계’의 여주인공이었던 중국배우 탕웨이가 주연을 맡은 ‘만추’는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실화극 ‘아이들...’에 살짝 밀려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현재 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순항 중이다. 영화의 흥행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뭐니 뭐니해도 현빈의 인기가 한 몫을 했음은 분명하다.

영화 관계자에 따르면, ‘만추’의 예매율에 따른 관객 성비를 보면 여성이 압도적이다. 그 만큼 현빈에 대한 여성관객들의 ‘앓이’는 끝나지 않았다. 다만, 여성관객들이 현빈에게 여전히 ‘김주원’을 기대하고 있기에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만추’는 철저히 상업적이었던, 남자주인공이 왕자님이어야 했던 드라마 ‘시크릿가든’과는 다르다. 3일 동안 감옥에서 휴가를 나온 여자 애나(탕웨이)가 돈이면 뭐든지 해주는 남자 훈(현빈)을 우연히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3일 만에 사랑을 나눈다니, 어쩌면 지나치게 영화적인 설정일이지 모르겠으나 영화는 그 아쉬운 듯 한 감정과 여운을 채워간다.

3일 후 감옥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런 그녀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애나도 훈도 서로에 감정을 절제하지만, 그 만큼 간절하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흔히 재미가 '있다, 없다', 영화가 '난해하다' 등의 평가를 내릴지 모르지만, 이는 ‘시크릿가든’의 김주원을 상상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만약 김주원을 기대했다면 영화는 분명 100%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만추’ 속 훈은 여성들이 꿈꾸는 백마 탄 왕자도, 소외된 계층에게 온정을 베푸는 사회지도층도 아니기 때문이다.
허나 현빈은 이 영화에서 다시 한번 연기의 날개를 달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물론 ‘시크릿가든’ 보다 먼저 촬영한 영화라는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그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그의 눈은 너무도 많은 것을 담고 있으며, 그의 행동 하나하나는 영화 속 시애틀의 가을 도시로 관객을 끌어들이니 말이다.
지금 ‘만추’를 보러 가는 관객이 있다면, ‘김주원’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객석에 앉기를 바란다. 그럼 분명 보일 것이다. 배우 ‘현빈’의 또 다른 참모습이. 그리고 ‘만추’의 전경이 말이다.
bong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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