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변경 바람' 변화의 계절 5人5色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2.23 07: 33

변신의 계절이다. 변화의 몸부림이 곳곳에서 보인다. 그것도 이름값이 대단한 선수들이 하나 같이 변화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2011년 프로야구 화두는 바로 변신이다. 포지션을 바꾸고, 스타일을 바꾸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선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 김상현, 3루수에서 좌익수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KIA 김상현이다. 지난 2009년 홈런왕과 타점왕을 휩쓸며 당당히 MVP를 차지했던 김상현이 2년 만에 포지션 변경을 시도한다. '이범호 합류' 불똥이다. 3루 수비가 좋은 이범호의 가세로 김상현의 입지가 줄었다. 결국 외야, 가장 수비 부담이 적은 좌익수로 이동했다. 과거 LG에서도 외야 변경을 시도한 바 있는데 그때와 지금 김상현의 존재감이 다르다. 자칫 수비 변경이 타격 슬럼프로 이어진다면 KIA에 더 큰 손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외야 수비에 적응하면 시너지 효과는 커진다. 고질적으로 무릎이 좋지 않은 김상현이 오히려 수비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부상에 대한 부담을 벗어던지면서 공격력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있다.

▲ 홍성흔, 지명타자에서 좌익수로
롯데 홍성흔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지난 2008년부터 홍성흔은 지명타자로만 활약했다. 포지션은 내야수로 등록됐지만 수비는 일절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양승호 감독의 부임과 함께 외야수로 이동한다. 2008년 6월27일 잠실 삼성전에서 9회 좌익수 대수비로 나온 것이 외야 수비의 전부. 양 감독은 홍성흔을 외야 중 수비 부담이 가장 적은 좌익수로 간간히 기용할 생각이다. 풀타임 주전 좌익수가 아니라도 상황에 따라 가끔이라도 좌익수 수비를 맡아준다면 양 감독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우리나이 서른다섯에 홍성흔은 도전한다. 보통 지명타자는 황혼의 선수들이 가는 자리이지만 홍성흔은 그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는 아직 황혼이 아니다.
▲ 박용택, 외야수에서 지명타자로
LG 박용택도 특별한 변신을 시도한다. 지난 2002년 입단 후 줄곧 외야수로 뛴 박용택이다. 그런 그가 글러브를 벗고, 방망이를 더 세게 움켜잡았다. 몸집도 마치 보디빌더처럼 불렸다. 고질적인 어깨 통증으로 송구에 있어 어려움을 겪은 박용택은 미련을 뒤로 하고 방망이에 전념하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그의 롤모델은 지명타자에서 외야로 가는 홍성흔이다. 지난해 홍성흔이 그 누구도 예상 못한 장타자 변신에 성공했듯 박용택도 새로운 영역 개척을 꿈꾸고 있다. 매년 20-20 클럽이 보장된다던 박용택이 장타자 변신에 성공한다면 LG 타선의 중량감도 배가 될 수 있다. 중거리타자들만 집결해 있는 LG는 타구를 멀리 보낼 수 있는 장타자가 필요하다. 박용택이 키다.
▲ 전준우, 중견수에서 3루수로
롯데 전준우는 건국대 시절 3루수로 뛰었다. 그때 고려대 감독을 맡았던 롯데 양승호 감독은 그의 안정된 내야 수비를 기억하고 있었다. 지난 3년간 3루수로 기용된 이대호가 1루로 원대 복귀하면서 비어버린 3루 자리에 전준우가 들어간다. 지난해 전준우는 리그 최고의 중견수가 될 자질을 엿보였다. 빠른 주력과 강한 어깨는 중견수로 적합하는 평가를 받았다. 프로 입단 후 빠르게 중견수로 전환한 전준우의 남다른 적응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팀 사정상 다시 3루로 돌아온다. 익숙한 포지션이라 큰 걱정은 없지만 조금 더 섬세함을 요구하는 내야 수비에서도 중견수 만큼 높은 수준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적응만 한다면 대형 3루수가 탄생하게 된다.
▲ 정원석, 2루수에서 3루수로
한화 정원석은 지난해 풀타임 주전 2루수로 활약했다. 우리나이 서른넷의 일이었다. 올해 정원석은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익숙한 2루수에서 3루수로 포지션을 옮긴다. 2루와 3루는 같은 내야이지만 요하는 기술은 다르다. 3루는 2루보다 강한 타구가 더 많이 날아오며 빗맞은 타구와 번트 타구에도 대비해야 한다. 빠른 판단력과 순발력을 요구한다. 강한 어깨도 필수적이다. 지난해 2루 수비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보였던 정원석은 맹훈련으로 수비를 보완해야 한다. 다행히 지난해 가을 마무리훈련부터 스프링캠프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수비력이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 야구의 3루수는 타격도 좋아야 한다. 지난해 3할 타자 정원석의 역할이 공수에서 더욱 막중해졌다.
waw@osen.co.kr
 
<사진> 김상현-홍성흔-박용택-전준우-정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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