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로이스터(59)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올 시즌 롯데 수비진의 대이동에 우려감을 나타냈다.
로이스터 감독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타모니카 자택서 OSEN과 만난 자리에서 "이대호는 3루수로 훌륭했다. 롯데 선수들 중에서 3루 수비는 최고였다"며 1루수로 변신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었다.
롯데는 지난 시즌까지 주전 3루수였던 이대호를 1루로, 중견수 전준우를 이대호의 자리인 3루로, 전준우 자리에는 1루수였던 김주찬을 중견수로, 그리고 포수 출신 지명타자였던 홍성흔을 좌익수로 이동시켰다.

고려대 사령탑 시절부터 전준우의 활약을 지켜봤던 양승호 감독은 "전준우는 대형 3루수가 될 자질을 갖고 있다"고 그의 3루 복귀 성공을 확신했다. 양 감독이 이대호를 1루로 돌린 것은 이대호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공격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로이스터는 "새로운 감독도 분명히 계획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전준우는 내가 있을 때 3루수였다. 3루수로서 수비 능력이 부족해 중견수로 이동해 이제 주전급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다시 3루로 왔다"며 고개를 저었다.
로이스터는 또 "사람들이 내게 왜 이대호를 3루수로 놓냐고 수 차례 물어봤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대호는 그 어떤 3루수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것이 나의 대답이다. 수비에서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충분히 능력이 있다"며 이대호 3루수론을 역설했다.
이대호가 1루로 가게 됨에 따라 중견수 자리로 김주찬이 간 것에 대해 "김주찬은 발은 빠르지만 수비는 좋지 못했다. 그래서 1루수를 맡겼고, 지난해 공수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고 말했다.
홍성흔이 좌익수로 이동한 것에 대해서는 손아섭이 벤치에 앉아있는 것을 걱정했다. 그는 "손아섭은 3할 타자다. 그런 선수가 덕아웃에 앉아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손아섭은 지난해 데뷔 후 가장 많은 121경기에 출장 3할6리의 타율에 129안타 47타점 85득점을 기록했다. 주전 좌익수가 벤치에 앉게 된다.
로이스터 감독은 "일단 주전 수비수 4명이 모두 교체되면서 수비력이 약해졌다. 지난해에도 롯데는 수비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여기에 더 약해졌다"며 우려를 표했다.
구 사령탑과 새 사령탑 사이 수비론에서 만큼은 확연한 차이다. 누구의 말이 옳은지 정답은 아직 없다. 다만 올 시즌을 치르다 보면, 또는 시즌이 끝나면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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