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터뷰]바비 아브레우가 경험한 최고 투수 3인방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2.23 09: 02

"음, 내가 상대했던 최고의 투수는 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스, 그리고 조시 베켓이다".
지난 199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통산 15년 동안 2105경기에 출장 타율 2할9푼6리 2257안타 276홈런 1265타점을 기록 중인 메이저리그(MLB) 베테랑 타자 바비 아브레우(36, LA 에인절스)가 꼽은 최고 투수 3인방이다.
아브레우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에 위치한 에인절스 스프링캠프장인 디아블로 스타디움에 OSEN과 인터뷰에서 "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스, 조시 베켓은 날 가장 괴롭혔던 투수들이다"며 미소를 지었다. 아브레우는 통산 7626타석을 경험한 베테랑 타자로 물론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그를 통해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가 누구였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선수와 만났을 때 가장 궁금했던 점은 어떻게 야구 선수를 시작하게 됐는지 였다. 아브레우는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다. 야구만 하면서 자랐다. 야구는 나의 인생이다. 야구 선수로 단 한 순간도 후회한 적이 없었다"면서 "축구도 좋아했지만 크리스티안 호나우두와 리오넬 메시처럼 잘 하진 못했다"며 농을 던졌다.
아브레우는 지난해를 돌아보며 무엇보다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팀 내 크고 작은 부상이 많았다. 이제는 지난해 아쉬운 부분을 모두 잊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 시즌 목표는 팀이 챔피언에 되는 것이다. 개인 목표는 부상 없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아프지만 않는다면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이라고 말했다.
꽃다운 청춘도 다 지나가고 이제는 30대 후반이 된 아브레우는 여전히 건강하다. 1998년 이후 13년 연속으로 150경기 이상 출전했다. 프로에서는 몸 관리도 실력으로 평가 받은 만큼 아브레우만의 비결이 궁금했다. 그는 "매일 운동을 열심히 한다. 나는 매일 야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 야구를 잘 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운동하는 수 밖에 없다"며 꾸준히 운동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아브레우의 최대 장점은 타석에서 빼어난 선구안. 통산 1341개의 볼넷을 골라냈고, 고의사구까지 합치면 총 1448개나 된다. 이제는 나이가 먹어 선구안이 조금은 떨어졌지만 지난 1999년부터 2006년까지 8년 연속 세 자릿수 볼넷을 골라냈다. 볼을 잘 고른 만큼 통산 출루율도 4할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투수로서는 여간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볼을 던지면 쉽게 골라 내고, 유인구에도 배트가 잘 나오지 않으면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밖에 없다. 그럴 경우 안타를 맞을 확률은 높아진다.
아브레우는 선구안 비결을 묻자 "공을 끝까지 유심히 본다. 특히 스트라이크 존을 잘 파악한 덕분에 볼넷을 많이 고를 수 있었던 것 같다. 선구안을 기른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설명을 해서 가르쳐주기도 힘든 부분"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가장 먼저 꼽은 주인공은 '특급 좌완' 랜디 존슨이었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존슨은 좌완으로 100마일(161km)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과 보통 선수들의 포심과 맞먹는 슬라이더를 던져 타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두 번째로 꼽은 이는 페드로 마르티네스였다. 그는 "마르티네스의 체인지업은 정말 공략하기 힘들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나머지 한 명은 현역 선수들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해 달라고 부탁하자 "조시 베켓도 좋은 투수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잘 안 맞는다. 치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아브레우는 지난 시즌 베켓과 2경기에서 7타석 6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여전히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이제 선수 생활도 얼마 남지 않은 아브레우는 은퇴 후 "타격 코치를 해보고 싶다. 감독은 내 입으로 이야기 하긴 그렇다. 그러나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며 감독도 할 수 있음을 넌지시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팬들에게 인사말을 남기며 훈련장으로 나갈 준비를 마쳤다. "바비 아브레우입니다. 한국팬들에게 인사를 합니다. 아시아에 몇 차례 갔는데 한국은 공항에서 잠시 거쳐만 갔습니다. 그러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만난 사람들 가운데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항상 행복하길 바랍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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