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연예인들이 토크쇼 흥행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고 있는 ‘세시봉의 친구들’을 비롯해 최근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팀까지, 출연만 했다 하면 15%가 넘는 ‘백전백승’ 시청률로 흥행력을 과시 중이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는 오랜만에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찍었다. 게스트 조영남 덕분이었다. 조영남은 이날 ‘무릎팍도사’에서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19.2%(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견인했다. 그가 들려주는 어린 시절 다양한 에피소드가 포복절도케 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조영남은 이에 앞서 세시봉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도 했다. 윤여정이 ‘무릎팍도사’에 멋있게 나오자 망설이다 출연을 결심했다는 MBC ‘놀러와’에서 그는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 등 세시봉 친구들과 함께 중년 가수의 위력을 입증해냈다.
음악도 물론 훌륭했지만, 오랜 세월 함께 한 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내뱉는 말들이 기존 토크쇼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함, 그 자체였다는 평가. 지난 설 연휴에 앙코르로 마련된 이들의 콘서트는 1,2부 각각 16.9%, 1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체감 시청률은 그보다 훨씬 더 위. 트위터 등에는 시청소감이 넘쳐났고, 이에 탄력받은 MBC는 이번주 KBS ‘남자의 자격’과 ‘1박2일’을 잡을 킬러콘텐츠로 ‘세시봉 앙콜 방송’을 편성할 정도가 됐다.

중년 배우들의 흥행력도 만만치 않다. 최근 이순재, 윤소정, 김수미, 양택조가 출연한 ‘놀러와’는 시청률 16.1%를 기록, 기존 시청률보다 5%가량이나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이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에 대한 호감도 등을 표하는 내용의 이날 방송은 영화 내용과 맞물리며, 효과적인 영화 홍보효과까지 거뒀다.
김수미는 이에 앞서 지난해에도 ‘놀러와’ 시청률 상승의 주역이 된 바있다. 그는 나문희, 김영옥과 함께 ‘놀러와’에 출연해 평소 드라마에 ‘엄마’ 역할로 자주 등장하는 여배우들의 실제 모습과 화끈한 수다를 보여줬다. 특히 김영옥의 뛰어난 예능감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갑수도 각광받는 토크쇼 게스트다. 그는 지난해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트위터를 열심히 하고, 에미넴을 좋아하는 일상생활을 공개해 젊은 층의 시청자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바있다.
이처럼 중년 가수-배우들의 토크쇼 출연은 기본 15%의 시청률을 담보하는 흥행보증수표가 된 상태. 예능 프로그램에 우호적이지 않던 중년층이 ‘세시봉’의 활약으로 토크쇼에 마음을 연 데다가, 시청자들 역시 ‘세시봉’을 기점으로 중년층의 화끈한 입담에 매료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예전 민감했던 국가 분위기를 비롯해, 연애, 우정, 일, 나아가 이혼까지도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연륜있는 대화가 그동안 10~20대 아이돌스타들의 자질구레한 폭로에만 의존하던 ‘토크’에 질려있던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 스타들을 맡고 있는 연예관계자들마저도 이 현상을 반가워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아이돌 관계자는 “예능프로그램에 나가서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고 검색어 1위를 하는 것도 좋지만, 나이 어린 연예인이 계속되는 폭로와 가십에 이미지가 많이 닳는다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면서 “최근 중년 가수와 배우들의 묵직한 이야기가 호응을 얻고 있어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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