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완투형 에이스로 1998년 전반기 일본 센트럴리그서 두각을 나타내던 우완은 그 해 올스타전서 팔꿈치 부상을 당한 뒤 길고 긴 터널에 진입했다. 수술과 재활의 반복 속 스러지는 듯 했던 그는 국내 무대서 은퇴한 뒤 이제 프로 코치로 첫 발을 내딛는다.
조성민(38). 올 시즌 두산 베어스 2군 재활코치 직함을 얻은 조 코치는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베어스 필드서 투수 유망주들의 투구폼을 부드럽게 하는 쪽으로 조언하는 동시에 부상 선수를 살피는 등 재활 코치로서 성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베어스 필드서 만난 조 코치는 투수들의 캐치볼을 점검하는 동시에 투구폼이 부드럽지 못한 선수를 유심히 지켜보는 등 확실한 선수단 파악에 집중했다.

지난 19일부터 두산에 정식으로 합류한 조 코치는 "아직 저도 적응하는 중입니다"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도 자신의 임무에 대해 확실한 지표를 이야기했다. 현역 시절 부상 질곡으로 인해 어느 누구보다 힘든 길을 걸었던 그였던 만큼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의미가 있었다.
"각오라. 프로 지도자로서 정식 첫 발을 내딛는 만큼 확실히 남다른 느낌입니다. 선수가 받아들이기 쉽게 조언하고 지도하는 코치가 되고 싶습니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전력의 우완 이재우와 이원재가 조만간 조 코치의 재활 코스를 경험하게 될 예비 제자들이다. 또한 수술을 거치지 않았으나 크고 작은 부상과 통증을 지닌 선수들에 대해서도 조 코치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동안 제 선수 생활 동안 좋았던 부분도 있었지만 시행착오도 있었지요. 제가 밟았던 전철을 선수들이 밟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재활은 자기와의 싸움이거든요. 계속 재활에 시간을 보내다가 조급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조바심을 내면 모든 게 어그러질 수 있으니까요. 선수들이 인내심을 갖고 재활 고통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단순한 부상자 재활 치료만이 아닌 투구폼을 선수 개개인 스타일에 알맞게 교정해주는 것 또한 조 코치의 임무 중 하나. 조 코치는 "뜯어고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김진욱 투수코치의 지도 방침에 알맞게 선수들의 발전을 돕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을 던지는 과정에서 팔꿈치 등 어느 한 부위에 힘이 심하게 집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에는 부상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지게 마련이지요. 아직 선수들을 파악하는 시기인 만큼 대화를 통해서 정보교환을 하며 급하지 않게 올바른 길로 가야 합니다".
충실한 재활을 거친다면 이 시기는 부상으로 인해 생긴 단순한 휴지기가 아닌 더 나은 도약을 위한 발판과도 같다. 조 코치는 아쉬웠던 선수생활을 후회하기보다 지도자로서 새 인생의 바람을 이야기하며 부상 선수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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