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극장가에 연기파 배우들의 흥행시대가 활짝 열렸다. 연이어 등장한 김명민과 박용우가 바로 그 주인공 둘이다.
연기본좌 또는 명민좌로 불리는 김명민은 코미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로 430만명(25일 현재)을 동원중이고 실화 스릴러 '아이들'의 박용우가 개봉 2주차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여기에 '아이들'과 같이 17일 막을 올린 '만추'의 현빈도 누적 60만명을 끌어모아 요즘 충무로는 한국영화 잔치 분위기다. 박스오피스 1~5위까지 가운데 한국영화만 4편. 외화는 '라푼젤' 4위 한 편뿐이고 5위는 현빈 임수정의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차지했다.

24일 하루 집계로는 '아이들'이 6만9천명으로 1위, '조선명탐정' 3만8천명 2위, '만추' 3만7천명 3위의 순서다. '만추'보다 한달 전에 개봉한 '조선명탐정'은 이날 역전에 성공하면서 롱런 가도에 들어섰고, '시크릿 가든' 현빈 신드롬으로 탄력을 받았던 '만추'도 조용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김명민이 TV에 이어 스크린에서도 흥행보증수표로 자리잡은 데 이어 박용우도 착실하게 그의 전철을 밟아가는 사실이 흥미롭다. 선하고 맑은 이미지로 관객들과 친숙한 그는 그동안 상업과 인디영화를 넘나들며 연기폭을 넓혀온 배우다.
지난 2006년 '달콤 살벌한 연인'에서의 열연으로 꽃미남 타이틀을 벗고 연기파로 변신한 박용우는 이후 '호로비츠를 위하여' '뷰티풀 선데이'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등 수작을 골랐지만 흥행과는 약간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2008년 설 대목 때 이보영과 남녀주연으로 나선 코미디 '원스 어폰 어 타임'에서 흥행 저력을 과시한 바 있는데 이번에 '아이들'로 쐐기를 박을 참이다.
박용우의 강점은 눈빛과 얼굴 표정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섬세함에서 찾을수 있다. 지난해 SBS 사극 ‘제중원’에서 주인공 황정 역을 맡았을 당시 가장 빛을 발했던 부분이다.
엄격한 신분사회였던 조선에서 불가촉 천민에 가까운 백정으로 태어나 온갖 고난을 겪은 뒤에 인술을 베푸는 조선 최초의 외과의사가 되는 인생역정이다. 보통 배우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캐릭터가 바로 황정 역이었고 박용우는 이를 애절한 눈빛 연기로 잘 소화했다.
온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소재의 실화극 주연으로 나선 '아이들'에서도 박용우의 진실된 연기는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개구리소년들은 끝내 살아서 돌아오지못했지만 아직 잡히지 않은 범인을 향한 관객들의 분노를 되살리는 게 바로 그의 강렬한 눈빛이다.
개구리소년들을 찾는데 자신의 인생을 걸었던 강지승 PD 역으로 분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강지승은 대구 방송국으로 좌천된 다큐멘터리 PD로, 서울로 돌아갈 수 있는 특종거리를 찾기 위해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에 새롭게 접근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김명민은 두 말할 나위없이 연기+흥행 톱스타의 위치를 굳히고 있다. '명탐정'이 5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그를 캐스팅하려는 손길들이 여기저기서 부산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차기작은 '페이스 메이커'. 스릴러('리턴')에서 멜로('내사랑 내곁에'), 그리고 액션('파괴된 사나이')로 살짝 방향을 트는 듯 했다가 파격적으로 코미디를 택한 그가 이번에도 또 변신한다.
언제나 관객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게 연기파 배우들의 가장 큰 덕목이다. 김명민과 박용우가 있어 행복한 한국 영화관객들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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