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한 귤을 한바구니 갖다놓고, 배를 깔고 누워서 보고 싶던 그 드라마를 한꺼번에 연달아 보는 것. 일명 '드라마 정주행'이다. 요즘 같이 추운 날 휴일이나 올해 많은 연휴로 즐거워 하는 직장인, 봄방학을 맞이한 학생들에게는 겨울철 이만한 로망도 없다. 하지만 비스듬히 누워 목만 손목에 기대 노트북을 보거나 엎드려 보는 등편하다고 생각한 자세는 오히려 척추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드라마를 정주행 하는 동안 척추건강은 뒤로 역행하는 것이다.
▲몸은 이불속으로 실종, 목은 손에 기댄 채 노트북의 시종
몸은 이불속에 돌돌만 채 고개만 빠끔히 내밀어 목을 괴고 노트북을 응시하는 모습이 흡사 도롱이를 연상케 하는 자세는 드라마 정주행 중 가장 흔한 자세다. 그러나 이 도롱이 자세는 목뿐만 아니라 허리, 손목에 3중으로 부담을 주는 가장 나쁜 자세다.

척추전문 서울 튼튼병원 구로점 김정훈 원장(사진)은 "옆으로 비스듬히 눕는 자세는 반듯하게 누울 때 보다 척추가 받는 압력이 약 3배 정도 높고, 어깨와 엉덩이로 무게가 집중되면서 골반이 비스듬하게 기울어 척추 정렬에 좋지 않다. 여기에 목만 손에 기댄 자세는 목의 곡선이 비뚤어지면서 견갑골과 경추를 연결하는 견갑거근을 경직시켜 목이나 어깨 통증이 발생하고, 목을 손에 기대는 자세가 습관이 되면 목의 인대를 과도하게 늘어나게 해 만성경추염좌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4.5~6kg에 달하는 머리를 지탱하는 손목은 반쯤 꺾인 자세로 손목신경이 계속 압박을 받기 때문에 손목터널증후군 같은 질환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배를 아래로 깔고 노트북을 응시하는 자세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이 자세는 복부로 체중이 집중되는데, 이런 척추 앞부분 벌어지고, 뒤쪽은 좁아져 디스크를 압박해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상반신만 들어올리는 자세로 흉추와 목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드라마 볼 때, 반드시 앉아서, 보던 채로 잠드는 건 금물
잘못된 자세를 취했다 해도 20분 내외의 짧은 시간이라면 큰 무리는 없다. 그러나 대부분 드라마를 보던 자세 그대로 잠이 드는 경우가 많아 잘못된 자세가 수면자세로 이어져 3~4시간씩 연결되기 때문에 척추에 장시간 무리로 작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드라마를 볼 때는 누운 자세보다는 가급적 앉아서 보는 것이 좋다. 데스크 탑을 이용해 책상 위에서 볼 때는 한쪽 무릎을 의자로 올리거나 등을 구부정하게 하고 보는 것보다 의자의 움푹 들어간 곳에 쿠션을 대고 발 아래는 받침대를 놓고 발을 올려놓으면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 있어도 허리나 다라의 부담이 적다. 반면 책상위에서 본다고 해도 한쪽 턱을 손으로 괴거나 손을 뻗어 마우스를 쥔 채 방치하면 목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경직돼 탄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목이 앞으로 쭉 뻗은 채 굳는 일자목이 될 가능성이 높아 피하는 것이 좋다.
TV를 통해 거실에서 본다면 허리를 똑바로 펴는 것이 좋다. 벽이나 소파에 엉덩이를 깊숙이 묻고 허리를 쭉 편 채 오금에 쿠션을 받치고 무릎도 앞으로 펴면 척추 정렬이 바르게 된다. 다만 양반다리는 금물이다. 양반다리를 하게 되면 골반근육이 긴장해 엉덩이나 둔부에 통증이 생기는 이상근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한편 끝날 때, 척추에도 쉬는 시간을 주자
드라마 한편의 방영시간은 평균 45분에서 50분정도다. 연이어서 보는 것보다는 한편이 끝난 후에 일어나서 움직이는 것이 신체의 혈액순환을 돕고 걷거나 일어서는 등, 움직이는 동작으로 경직된 채 비뚤어진 척추 주변의 근육, 정렬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때 가볍게 목이나 허리를 풀어줄 수 있는 스트레칭을 하면 도움이 된다.
*목을 풀어주는 가벼운 스트레칭
1) 양 발은 어깨넓이로 벌리고 허리와 등을 펴고 선다.
양 손은 머리 뒤로 깍지 낀 후, 정수리 쪽에 가까운 부위에 손바닥을 댄다.
양 팔꿈치를 안쪽으로 오므린다.
턱이 가슴에 닿을 정도로 머리를 천천히 아래로 당겨주고 어깨를 아래로 낮춘다.
4의 자세를 3~5초간 유지했다 원래의 시작자세로 되돌아온다.
**주의사항
허리와 등이 앞으로 숙여지지 않도록 한다.
호흡은 참지 말고 편안하게 한다.
2)바닥에 무릎을 꿇고 허리와 등을 펴고 앉는다.
목을 천천히 오른쪽으로 돌린다.
오른쪽으로 돌린 상태에서 턱을 아래로 당겨준다.
3의 자세를 3~5초간 유지했다 원래의 시작자세로 되돌아온다.
반대편도 반복한다.
**주의사항
어깨와 허리가 돌아가지 않도록 고정시킨다.
등과 허리가 굽어지지 않도록 한다.
호흡은 참지 말고 편안하게 한다.
* 허리를 풀어주는 가벼운 스트레칭
일명 오뚝이 자세로 특히 배를 깔고 오랫동안 드러누웠을 때 하면 효과적이다.
반듯하게 누운 뒤 무릎을 가슴에 붙이고 양손으로 무릎 아래를 잡는다. 그 뒤 몸에 반동을
주어 앞, 뒤로 흔들의자처럼 움직인다. 약 15회 정도 반복.
**주의사항
목은 안쪽으로 넣어 몸을 동글게 말 되, 너무 힘을 주지 않도록 한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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