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아웃' KT, 막중해진 로드의 역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2.25 07: 16

1위 부산 KT가 다시 한 번 위기에 봉착했다. 외국인 선수 제스퍼 존슨의 부상이라는 최대 악재를 맞은 것이다.
지난 23일 대구 오리온스와 원정경기를 앞둔 KT 전창진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2위 인천 전자랜드의 맹추격도 걱정이었지만 존슨에 대한 걱정도 큰 모습이었다. 전 감독은 "존슨이 몸도 좋지 않은데 코트에서 성질을 부리며 심판과 싸운다"며 답답한 심경을 내비쳤다.
 

결국 존슨은 오리온스전에서 1쿼터 8분8초 만에 왼쪽 종아리 부상이 도져 코트 밖으로 나갔다. 후반에는 벤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과는 근육파열. 최소 4주 진단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KT는 올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과 싸워 온 팀이다. 오른쪽 발등 골절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된 김도수를 필두로 송영진 표명일 최민규 박상오 등 주력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부상당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KT는 한 발씩 더 악착같이 뛰는 조직력으로 똘똘 뭉쳐 선두를 질주했다. 그 중심에 바로 존슨이 있었다. 존슨은 44경기에서 평균 16.3점 5.4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기로한 KT 모션 오펜스의 핵심이었다. 상황에 따라 가드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존슨의 존재는 전주 KCC나 인천 전자랜드 같은 장신팀들에 더 위협적인 요소였다.
그러나 존슨이 사실상 남은 경기를 뛰기 어렵게 됨에 따라 KT는 새로운 비책을 찾아야 할 상황이다. 또 다른 외국인선수인 찰스 로드(26·200.3cm)의 역할이 더욱 커지게 된 것이다.
 
전창진 감독은 "로드가 많이 뛰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시점에서 마땅한 대체 외국인선수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대체 선수를 데려오더라도 수준급 기량을 기대하기 힘들며 KT 특유의 조직 농구에 녹아드는 데 시간도 필요하다. 로드가 실질적인 메인 옵션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지난해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맨 마지막에 지명된 로드는 KT의 새로운 히트 상품이다. 팀 내 유일한 2m대 장신선수로 고무공 같은 탄력과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44경기에서 평균 17분41초를 뛰며 13.6점 4.9리바운드 1.4블록슛. 화끈하게 몰아치는 폭발력으로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꿔 놓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이제는 풀타임으로 팀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쉽지 않은 역할이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더 많은 집중을 요한다. 
로드는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시즌 초 송영진이 다쳤을 때에도 다른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줘서 공백을 잘 메우지 않았나. 비록 존슨이 빠지더라도 남은 다른 선수들이 잘 메워줄 것이다.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메울 수 있다. 지금 KT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면서 계속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로드의 말이다.
과연 KT가 존슨의 부상 아웃이라는 최대 악재를 딛고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해답의 열쇠는 로드에게 달려있다.
waw@os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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