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피아노 강사인 P씨는 한 달 전부터 손목에 통증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직업상 손목을 자주 쓰기 때문에 생기는 직업병으로 생각하고 찜질이나 파스 등으로 통증을 참아내며 지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목욕탕에서 미끄러지면서 손으로 바닥을 짚게 되었고 통증은 더욱 심해져 수업이 힘들 정도가 되었다. 병원을 찾은 그녀는 손목에 디스크가 생겼다는 기막힌 결과를 들었다.
손목을 자주 쓰는 직업 미용사, 피아노교사, 골프선수, 주부 등은 자주 손목 통증을 호소한다. 손목을 과다하게 반복해서 쓰거나 잘못 사용하는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위 사례처럼 직업상 손목에 문제를 지니고 있다가 외상으로 인해 증상이 심화되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손목의 염좌(스프레인)로 진단받고 치료 받은 환자들 중에서 아무리 보존적 치료를 해도 통증이 없어지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는 환자를 간혹 만날 수 있다. 물건을 들거나 한 자세로 반복적인 동작을 할 때 척측 손목의 통증과 힘이 빠지면서 무거운 물건을 오래 들지 못하고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한번쯤은 손목의 디스크(삼각섬유연골) 손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손목의 척측이란 손목 중에서 새끼손가락 쪽 부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여기에 삼각섬유연골 복합체(Triangular FibroCartilage Complex, TFCC)라는 해부학적 구조물이 위치하고 있다. 이것은 여러 인대와 섬유연골의 복합체로서 그 중앙에 삼각섬유연골이라는 디스크가 위치하고 있다. 외상이나 반복되는 미세손상, 퇴행성 변화에 의하여 이 구조물이 파열될 수가 있는데 이를 삼각섬유연골 복합체 손상, 쉽게 손목 디스크이라고 한다. 허리 디스크와 같이 이 삼각섬유연골도 나이에 따라 변성을 하며 한번 손상을 받으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자연 회복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척측 손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 진찰 소견 상 삼각섬유연골 복합체 손상이 의심되더라도 단순 방사선 사진 상 정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MRI 관절 조영 검사를 통하여 삼각섬유연골 복합체의 파열을 확인할 수 있으며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시행하여도 통증이 지속될 경우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 치료는 손목 관절내시경으로 확인한 후 파열의 양상에 따라 변연절제를 하거나 내시경으로 파열된 부위를 봉합해줄 수 있다.
하지만 척측 손목의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삼각섬유연골복합체 손상 외에도 충돌증후군이나 원위 요척관절의 손상, 척골신경의 손상이나 건염 등 다양한 원인이 있으므로 치료에 앞서 반드시 정확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장기간 지속되는 척측 손목 통증은 원인이 반드시 있으므로 이를 찾아 치료하여야 한다.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할 경우 손목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장기간 지속되는 척측 손목의 통증은 손목디스크 손상을 한번쯤 생각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더조은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박규원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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