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유망주, 김경문 사로잡은 '이유'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2.25 10: 39

김현수도 이 과정 속에 팀의 중심 타자로 우뚝 섰고 이성열의 지난해 24홈런 또한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내야수 윤석민(26)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데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
 
구리 인창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4년 두산에 2차 3순위로 입단한 윤석민은 2군의 김동주라 불릴 정도로 팜 내에서는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다. 2008년 4월 공익근무 입대 전까지 발은 느리지만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했다는 점에서 김동주 이후 3루를 책임질 수 있을 만한 중장거리 타자감으로 평가되었다.

 
지난해 5월 소집해제 후 2군에 합류한 윤석민은 65경기에 나서 3할3푼3리 17홈런 59타점으로 공백기를 무색케 했다. 마무리 훈련서 가장 기량 성장폭이 컸던 선수로 평가받은 윤석민은 미야자키 전지훈련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6번의 연습경기서 윤석민이 기록한 성적은 4할3푼8리(16타수 7안타) 3타점. 
 
김 감독은 윤석민에 대해 "원래 부모님이 물려주신 탄탄한 몸을 갖고 있고 체력도 좋다. 그러나 공익근무 이전에는 스스로에 대한 절박함이 부족해 매번 아쉬웠는데 정신 자세도 좋아진 것 같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올해 기대해봐야지"라는 김 감독의 말에는 또 한 명의 유망주를 발탁해 경쟁 구도를 탄탄하게 하는 동시에 팀 전력까지 상승시키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2004년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래 8시즌 째를 준비 중인 김 감독은 2005시즌 첫 번째 재계약 이후 팀 컬러를 바꿔나갔다. 특히 젊고 힘있는 야수를 발탁하는 과정에서 김 감독은 여간해서 부상 당하지 않은 튼튼하고 힘있는 야수들에게 주목했다.
 
2006시즌 후 마무리 훈련서 김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선수는 김현수였다. 갓 신고선수 딱지를 떼었던 김현수는 연습 중 홈런성 타구를 펜스플레이로 잡으려다 딱딱한 담장에 몸을 부딪히고 쾅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누가봐도 부상이 우려된 상황이었으나 김현수는 아무렇지 않은 듯 옷을 훌훌 털며 일어났다. 이듬해 김현수는 2,3번 타자로 중용되며 2할7푼3리 5홈런 32타점으로 가능성을 비췄고 이후 3년 연속 골든글러브, 타격왕 타이틀, 2년 연속 최다안타 타이틀 등을 석권하며 대표 좌타자로까지 자라났다.
 
이성열의 경우도 웬만하면 부상당하지 않는 건강한 몸 덕택에 지난해 많은 기회를 얻었다. "워낙 열심히 했던 데다 성열이도 현수처럼 웬만한 충돌 등으로는 부상을 안 당하는 좋은 몸을 갖고 있다. 풀타임 시즌을 치러야 하는 만큼 부상 당하지 않는 몸을 지닌 선수에게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것이 이성열을 본격 발탁하기 전 김 감독이 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성열은 지난해 2할6푼3리 24홈런 89타점의 성적표를 받았다. 136개의 삼진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풀타임 기회를 얻는다고 아무나 20홈런 이상에 90타점 가까이 올릴 수는 없는 일. 
 
이전까지 1군에서 통산 61경기 1할3푼5리 3타점에 그쳤던 윤석민 또한 입단 후 잔병 치레 등은 치르지 않은 건강한 몸의 소유자. 일찍부터 윤석민의 가능성을 보고 1군에서 본격적으로 시험하고자 했던 김 감독은 선수 본인이 절박함을 느낀 순간 다시 기회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아직 시범경기도 치르지 않은 상황이지만 윤석민이 두산의 또다른 공격 옵션으로 가세할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쉽지 않겠지만 반드시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라는 목표를 이야기한 윤석민. 성실한 자세를 지닌 건강한 야수 유망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김 감독의 기대는 또 한 명의 스타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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