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26, KCC)이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하승진은 지난 23일 홈에서 열린 안양 인삼공사와 경기에서 4쿼터 막판 왼쪽 발목을 잡고 쓰러졌다. 인삼공사 김명훈의 레이업슛을 쳐내기 위해 점프했지만 착지하면서 김명훈과 엉켜 크게 넘어졌다.
하승진은 한동안 발목에 통증을 호소하며 코트에 쓰러져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 당해 속상한 하승진은 자신의 심경을 24일 구단 홈페이지에 남겼다. "답답한 마음에 공개적인 곳에 글을 쓰게 됐다"고 운을 뗀 하승진은 "언론이나 팬들은 내가 부상 당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하승진 또 다쳤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몸 여기 저기에 잔부상이 많지만 쉬지 않고 뛰었다. ‘하승진 또 다쳤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목 부상은 농구 선수에게 가장 흔한 부상이다. 그중에는 장시간동안 치료를 받아야 하는 선수도 있고, 통증이 어느 정도 없어지면 다시 경기에 임하는 선수가 있다"며 자신은 후자에 가깝다는 말을 남겼다.
하승진은 "팀과 팬을 위해 통증을 참아가며 뛰어왔는데 돌아오는 것은 유리몸이라는 비난뿐"이라는 말과 함께 팬들에게 당부의 말을 건넸다.
하승진은 "난 농구도 잘하지 못하고 단점도 많아 많은 사람들에게 비호감인 선수라는 점을 알고 있다. 단점도 고쳐나가고 농구도 더 잘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또한 호감가는 선수가 되기 위해 비판도 달게 받겠다"면서 "하지만 원색적인 비난은 자제해주길 부탁한다. 부모님과 누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를 비난하는 글을 보고 속상해 할 모습이 눈에 훤하게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승진은 "이 글이 이슈가 되어 비난과 질타로 이어질까 두렵다. 하지만 비난과 질타를 감수하더라도 나의 부상에 대해 속시원하게 얘기하고 싶었다"고 끝맺었다.
■ 다음은 하승진 글 전문.
안녕하세요 하승진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몇가지 얘기하고싶은게 있어서 이렇게 공개적인곳에 글을 쓰게되었습니다.
우선 응원해주시는 분들과 부상을 걱정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네, 어제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습니다. 마지막 승부가 결정난 상황에 오버해서 무리한 플레이를 하는 바람에 부상을 당했다고 또 바보같은 짓 했다고 그렇게 얘기가 나오고있습니다.
맞습니다. 마지막에 승부가 결정난 상황에 무리한 블록슛을 시도해서 부상을 당했습니다.
앞으로는 그런일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또 하나 더 얘기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언론이나 팬들이나 전부 제가 부상당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것처럼 '하승진 또 다쳤다'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얘기 안나오게 하려고 부상 안 당할려고 노력 많이했습니다. 아니요, 사실 부상이라는게 노력한다고 해서 부상을 피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부상에 대해 준비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교통사고 처럼 예고없이 오는 게 부상 아닌가요.
사실 몸 여기저기 잔부상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경기 중에 상대방 선수와 몸싸움 도중 부딫혀서 생긴 부상들이었습니다.
몇 주 전에는 허벅지에 충격을 받아서 허벅지근육이 미세하게 파열도 됐었구요.
최근에는 갈비뼈를 부딪혀서 골절이 의심될 정도까지 통증도 있었습니다.
이것들 말고도 그냥 묻혀 지나간 잔부상들이 많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전 쉬지않고 뛰었습니다.
부상으로 쉬게 될 경우 어제같이, 오늘같이 언론과 사람들이 '하승진 또 다쳤네' 라며 하는얘기를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제 발목을 접지르는 부상을 당해 사람들에게 또 부상을 당했다는 맨날 하는 것 없이 부상만 당하는 하승진이라는 인상을 다시 한 번 심어주게 되어버렸습니다.
다들 농구 경기 많이들 보시죠? 제 생각에 발목이 접지르는 부상은 농구에서 가장 흔한 부상인 것 같습니다.
경기중에 발목 다치는 선수들 많이 보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중에는 장기간 공백기를 가지고 치료를 해야 되는 선수들도 있고, 통증이 어느정도
가시면 경기에 다시 임하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저는 그 후자였습니다. 크게 다치지 않아서 경기에 계속 임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 경기가 긴박한 상황이었고 경기시간도 많이 남아있었다면 아픈 내색 안하고 경기에 다시 임했을 텐데 어제는 승부도 이미 결정난 상황이었고 경기 종료 시간까지도 몇초 안남았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제가 이런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다 하는 건 너무 답답하고 속상해서 그럽니다. 솔직히 부상 저만 당합니까?
부상 안당하는 선수 있습니까? 저희팀만 놓고봐도 병현이나 태풍이형이나 올해든 작년이든 부상 안당했습니까?
대부분의 선수들이 부상 당하면서 하는데 왜 저한테만 부상 자주당한다,유리몸이다, 이런얘기하는지 속상합니다.
태풍이형이나 병현이한테 이런 얘기 하는 분 있나요?..
다른 선수들이 몸을 날려가며 플레이하면 부상따위는 두려워 하지않는 허슬플레이어 라고 치켜세우고 제가 몸을 날려가며 플레이하면 '쟤 또 오바하네 저러다 또 다친다..' 이런얘기를 합니다.
전 팀을위해서, 팬들을 위해서, 또 제 스스로를위해서 다쳐도 참고 또 참고 뛰어왔는데 돌아오는 건 유리몸이라는 별명과 비난뿐이더군요.
물론 저를 걱정해주시는분들과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다는점 알고있습니다. 그중에는 누구보다 저를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부모님도 계시구요.
부모님도 지금 저 다쳤다는 소식에 얼마나 걱정하시고 속상해하고 계실지도 안봐도 짐작이 갑니다.
부모님 얘기나온 김에 부탁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저 농구도 잘못하고 단점도 많고 많은 사람들에게 비호감인 선수라는점도 알고있습니다. 단점도 고쳐나가고 농구도 더 잘할 수 있게노력하고 좀더 호감가는 선수가 되도록 많이 노력하겠고 비판도 달게 듣겠습니다.
하지만 원색적인 비난은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부모님이,누나가,또 제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그런 원색적인 비난들을 보며 내색은 안해도 속상해 하는 모습이 눈에 훤하게보입니다.
오늘 여러 가지 너무 속상한 나머지 감정에 치우쳐 글을쓴것 같습니다. 이 글이 이슈가되어 많은 사람들의 비난과 질타로 이어질까봐 두렵습니다. 비난과 질타를 받더라고 저의 부상에대해서 이렇게 한 번 시원하게 꼭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 격려와 힘을 주시는 분들 비판과 비난을 해주시는 분들 욕을해주시는분들, 전부 관심이라 생각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싶습니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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