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라는 것을 선수들이 모르는 것 아닌가".
호시노 센이치(64) 라쿠텐 감독이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 류현진(24, 한화)을 상대로 거둔 연습경기 첫 승에 남다른 의미를 두었다.
26일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호시노 감독은 라쿠텐이 전날(25일) 기노자구장에서 열린 한국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8-4로 완승을 거두자 대단히 만족스러워했다.

이 신문은 라쿠텐 타선이 모두 스나이퍼로 변해 3구 이내의 빠르고 적극적인 승부를 펼쳤다고 전했다. 그 결과 앞선 4경기에서 6득점에 불과했던 타선이 폭발했고 3무 1패에서 1승을 추가할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특히 2008 베이징올림픽과 제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장했던 류현진으로부터 안타를 때려낸 것에 큰 가치가 있다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선두타자부터 모두 안타확률이 높은 3구 이내 공략으로 3회까지 던질 예정이던 류현진을 1이닝만에 끌어내려 KO시켰다는 것이었다.
이에 호시노 감독은 류현진을 언급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라는 것을 선수들이 모르는 것 아닐까"라면서 "나중에 알려줘서 자신감을 갖게 해야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는 3년전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호시노 재팬을 이끌며 "이승엽이 누군가"라고 신경전을 펼쳐 한국팬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호시노 감독과 대비를 이룬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당시 호시노 재팬은 결국 한국에 예선과 4강전에서 모두 패하며 4위에 그치고 말았다.
그럼에도 호시노 감독은 한국 선수와 많은 인연을 맺고 있다. 지난 1996년 주니치 감독시절 선동렬(현 삼성 경기운영위원)을 영입했고 이후 이상훈(은퇴)과 이종범(현 KIA)까지 받아들였다. 최근 라쿠텐 사령탑으로 복귀하면서는 메이저리거 출신이지만 3년의 실전 공백이 있는 김병현(32)을 마무리 후보로 내세우고 있다.
2007년 여름에는 직접 류현진의 투구를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 '무서운 투수'라며 류현진에 관심을 나타냈던 호시노 감독이었다. 그런 호시노 감독이 이번에는 다시 라쿠텐 타선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류현진을 언급했지만 결국 류현진을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letmeou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