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도전은 위대했다. 부상도 약물 중독도 ‘세계 챔피언’을 향한 두 형제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하지만 국내 극장가에서는 큰 벽을 깨야한다. 바로 아카데미 관련작들이 흥행에서는 기대에 못미친다는 오랜 징크스다.
28일(한국시간) 열릴 2011년 제 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편집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영화 ‘파이터’(감독 데이비드 O. 러셀)가 24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시사회를 통해 국내에 첫 공개된뒤 빠르게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연기파배우 크리스찬 베일과 마크 월버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파이터’는 형제의 복싱 세계챔피언 도전기를 그린 실화.

백업선수로만 전전 긍긍하던 미키(마크 월버그)는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권투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한다. 과거 잘나가던 권투영웅인 형 디키(크리스찬 베일)는 그에게 있어서는 영원한 우상이지만 지금은 마약에 쪄들어 사는 트러블메이커일 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고를 친 형 디키 때문에 손까지 다쳐 권투 인생에 위기를 맞는다. 하지만 한 에이전시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미키는 다시 권투를 할 기회를 잡지만 조건은 간섭이 심한 매니저인 엄마와 형 디키를 빼고 훈련에 임해야 한다는 것.
홀로서기에 성공한 미키는 한 경기 한 경기 승리를 거두며 승승장구하지만 일생일대의 첫 도전인 타이틀 매치 출전을 앞두고 형 디키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결국 사고뭉치 형 디키와 함께 세계 챔피언을 향해 도전하게 된다.
형제의 복싱 세계챔피언 도전기는 그동안 수없이 봐왔던 ‘권투’ 영화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그 속에 미묘한 가족 간의 갈등, 라이벌 이자 동지인 형제의 우애를 통해 관객에게 진한 여운을 선사한다.
특히 이 영화의 가장 큰 포인트는 마크 월버그와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대결. ‘이탈리안 잡’과 ‘디파티드’로 입지를 굳힌 마크 월버그는 권투 선수 미키를 소화하기 위해 3년에 걸친 트레이닝도 마다하지 않았다. 미키 그 자체가 되고자 했던 마크 월버그는 복서에 어울리는 몸과 실력을 만들었고, 가족과 사랑, 자신의 꿈 사이에서 갈등하는 세심한 감정연기까지 완벽히 선보였다.
말이 필요없는 배우 크리스찬 베일. 이번 역할을 위해 14kg의 체중을 감량한 크리스찬 베일은 영화 ‘다크나이트’의 배트맨을 전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180도 변했다. 마약 중독자에서 최고의 트레이너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크리스찬 베일은 할리우드 ‘연기본좌’라는 타이틀을 몸소 입증했다. 골든글로브를 비롯 전미 배우조합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이처럼 두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선물’이 될 영화 ‘파이터’는 3월 10일 국내 개봉한다.
bong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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