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2명이 쥔 두산의 우승 열쇠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2.26 09: 58

세대교체를 통해 탄탄한 야수층이 갖춰졌고 투수진도 신구의 조화가 어우러지고 있다. 결국 구단 사상 최고의 투자를 쏟아 영입한 외국인 투수 2명의 활약이 관건이다.
 
일본 미야자키서 전지훈련 중인 두산 베어스. 1995년 이후 16년 만의 페넌트레이스 제패와 2001년 이후 10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두산은 그 어느 때보다 우승에 목마른 상황이다.

 
2007시즌 이후 매년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으나 번번이 SK 와이번스에 발목 잡혔고 지난 시즌에는 마무리 이용찬이 음주 사고로 전열 이탈하는 위기 속에 포스트시즌 매 경기서 열전을 펼쳤으나 삼성 라이온즈에 한국시리즈 행 티켓을 넘겨줘야 했다. 그리고 그 사이 김경문 감독은 계약 마지막해를 맞았다.
 
타선과 계투진에 있어 최근 수 년간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두산이지만 선발진은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엄밀히 따졌을 때 지난해 13승을 거두며 2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김선우를 제외하면 확실히 검증된 선수가 없다.
 
2006, 2008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던 복귀파 좌완 이혜천은 아직 한 시즌 10승 경력이 없다. 2009년 히어로즈 소속으로 13승을 올린 좌완 이현승 또한 지난해 팔꿈치-어깨-허리 부상 속 3승에 그쳤다. 최근 몸 상태가 괜찮은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은 크지만 확실한 안정감을 주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결국 선발진의 열쇠를 쥔 것은 아직 베일에 싸여있는 외국인 투수 2명, 더스틴 니퍼트(30)-라몬 라미레즈(29)다. 특히 니퍼트는 두산 구단 역사상 가장 공을 들인 투수이자 역대 외국인 투수 중 가장 큰 신장(203cm)에서 나오는 어마어마한 타점을 자랑한다.
 
팀 내에서는 니퍼트에 대해 "여태까지 뛰었던 그 어떤 외국인 투수들 중 가장 지저분한 볼 끝을 자랑한다"라며 높은 점수를 주었다. 메이저리그서 포심 패스트볼 위주의 투구를 했으나 애리조나 마이너리그 시절에는 투심, 싱커 등을 자주 구사했던 만큼 홈플레이트 근처서 움직임 좋은 공을 던지는 데는 무리가 없다는 평이다. 그러나 니퍼트는 아직 시뮬레이션 피칭만 했을 뿐 실전 경기는 나오지 않은 상황.
 
지난 16일 경 미야자키로 합류한 라미레즈도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못한 상태. 가장 최근 실전 등판이던 베네수엘라 리그서 9경기 3승 1패 평균 자책점 2.47로 호투하며 투구 영상을 통해 스트라이크존 좌우 제구, 싱킹 패스트볼 구사력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으나 아직 100%의 몸 상태를 갖추지는 못했다. 니퍼트와 라미레즈 둘 다 실전서의 확실한 눈도장은 받지 못했다.
 
니퍼트가 파워피처 스타일이라면 라미레즈는 기교파 투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지난 2007년 다니엘 리오스-맷 랜들 듀오와 비슷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리오스는 그 해 22승을 올리며 골든글러브-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석권했으며 랜들 또한 그 해 12승을 올렸다. 이 당시 두산은 김명제 외 확실한 국내 선발요원 없이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4년 전에 비하면 두산의 국내 투수진은 확실히 탄탄해졌다. 그만큼 니퍼트와 라미레즈가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가 가장 중요한 2011시즌. 두 이방인이 김 감독의 재계약 여부와 16년 만의 두산 통합 우승 성패를 쥐고 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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