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대화 감독은 "선수들에게 등번호는 중요하다. 이왕이면 좋은 번호를 달고 싶은 게 선수 마음"이라고 말했다. 때로 등번호는 되물림의 의미도 있다. 한 감독은 "현역 시절 LG에 있을때 9번을 썼는데 팀을 나가면서 이병규에게 주고 갔다. 이병규가 잘하지 않았나"라며 웃어보였다. 한화는 올해 등번호 교체를 통해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이범호의 보상선수로 KIA에서 한화로 컴백한 안영명은 등번호 11번을 부여받았다. 한대화 감독이 "꼭 좋은 번호로 챙겨줘라"고 신신당부해서 달게 된 번호다. 영구결번이 3개나 있는 한화에서 남아있는 번호가 얼마 없었다. 좋지 않은 번호밖에 없었지만 한 감독은 구단 관계자를 통해 안영명에게 좋은 번호를 줬다. 우여곡절 끝에 8개월 만에 돌아온 안영명이 그간의 고생을 털고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데 사실 11번은 기존에 쓰던 선수가 있었다. 안영명의 1년 선배인 사이드암 투수 신주영이 원래 11번을 달고 있었다. 본의 아니게 안영명이 선배를 밀어낸 모양새. 하지만 한대화 감독이 직접 지목한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신주영은 11번 대신 00번을 달게 됐다. 한 감독은 "이런 것이 선수에게는 하나의 자극이 될 수 있다. 좋은 번호를 달려면 야구를 잘하면 된다. 독기를 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기에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광주 동성고 출신 내야수 강경학도 새로운 번호를 받았다. 원래 0번을 달고 있었지만 선수 등록은 7번으로 바꿔서 했다. 7번은 이범호와 송광민이 쓰던 번호. 지난해 이범호에게 7번을 물려받았던 송광민이 시즌 중 군입대했고 기대했던 이범호가 KIA로 가면서 주인을 잃었다. 구단은 7번을 강경학에게 줬다. 그들만큼 한화를 대표하는 내야수가 되어달라는 의미다. 한대화 감독은 "지금 당장은 몰라도 경험을 쌓으면 잘할 것이다. 야구센스가 좋다"고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강경학은 "구단에서 번호를 주셨다. 기대만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한화 선수들의 등번호를 처음 본 팬들이라면 고개를 갸웃거릴 만하다. 이들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등번호를 교체했기 때문이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고동진과 한상훈이 각각 56번·16번을 새로 달았고, 오선진이 56번에서 6번으로 바꿨다. 이동현이 60번에서 20번, 장민제가 20번에서 36번을 새로 달았다. 김경언도 65번에서 51번, 박노민도 42번에서 12번으로 교체했다. 외국인 투수 훌리오 데폴라도 29번에서 88번으로 번호이동했다. 주목받는 신인 김용호는 군입대한 대학선배 김태완의 10번을 물려받았고, 은퇴한 이영우가 달았던 34번은 군제대한 백승룡이 새로 차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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