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필 버라이어티 KBS 2TV '명 받았습니다'(이하 명~)가 영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 중이다.
올해 초 신설된 '명~'은 2주 전까지만 해도 김구라 탁재훈 이수근 창민 진이한 등 멤버들이 게임을 하고 팀을 나눠 봉사활동을 펼치는 콘셉트를 선보이더니 갑작스레 '예능 부대'라는 콘셉트로 변화를 줬다. 프로그램 타이틀부터 군필 버라이어티라더니 이제는 아예 출연자 전원이 군복을 입고 내무반 세트에서 군대 얘기만 주구장창이다. 군필 연예인 고정 MC로도 모자라 군필 연예인 2명을 게스트로 초대해 토크를 하고 서열을 정하는 게임을 하고 게스트들이 복무했던 군 부대에 위문품을 보낸다는 내용이다.

26일 방송분에는 해병대 출신 가수 남진과 수색대 출신 김태우가 출연했다. 70분이 넘는 방송 시간의 절반이 군대에서의 에피소드를 나누는 토크였다. 문제는 이러한 콘셉트를 여성 시청자들이나 청소년들 입장에서는 그다지 즐겁게 받아드릴 수 없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남녀노소가 보기엔 어려운, 대중성이 결여된 느낌이다.
우스갯소리로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남자들의 대화가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라는데 이 프로그램은 드러내놓고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 훈련 받은 얘기를 늘어놓고 있다. 이는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 어려울 뿐더러 아직 병역의 의무는 남일 같기만 한 어린 청소년들의 입장에서도 흥미로운 거리가 되지 못한다. 동시간대 MBC '우결'에서는 풋풋한 걸그룹 보이그룹 멤버들이 연인 흉내를 내며 로맨스를 펼치고 있는 마당에 아저씨들의 군대 얘기가 관심을 받을 수 있겠는가.
결국 시청률 부진으로 포맷을 변경한 '명~'은 오히려 더 무리수를 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전 포맷에서는 그나마 신변잡기 토크나 김구라 탁재훈 이수근의 몸개그라도 볼거리가 되었지만 이제는 군필 남성들끼리 자기네들만 재밌는 토크와 게임에 빠졌다. 시청자들, 일반인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다는 그나마 훈훈한 풍경마저 사라졌다. 여성 시청자들이나 청소년 층의 기호와는 부합하기 어려운 '외로운' 콘셉트다.
시청률도 여전히 바닥이다. 26일 방송분은 5.7%(AGB닐슨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여전히 꼴찌를 달렸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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