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후나하시 겐조 일본 통신원]“그것은 안하고 있어요”. LG 트윈스의 이토 쓰토무(49) 포수 인스트럭터의 말이다. 그의 현역 시절을 아는 필자는 그 이야기를 듣고 참으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전에 말한 '그것'은 이토의 번트 능력이다. 물론 포수 인스트럭터로서 초빙을 받았으니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하긴 한다. 그래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퍼시픽리그의 최다 번트 기록 보유자인 번트의 달인이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클린업 트리오에 들었던 이토는 번트를 3년 간 한 번밖에 안 했다. 그러나 프로에서는 주로 하위타선을 맡게 되어 번트를 많이 하게 되었다. 그는 전지훈련을 가면 ‘엄지가 너무 부어 타격폼이 이상해질 정도’로 강도 높은 번트 연습을 했다. 그 결과 퍼시픽리그 1위인 305개의 번트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는 번트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번트를 활용한 달인이기도 하다. 그는 선수 시절 4명의 감독 밑에서 뛰었으며 모리 마사아키(74) 감독 밑에서 가장 오래 뛰었다. 모리 감독 시절의 세이부는 9년간에 8번이나 우승하여 이른바 ‘황금시대’를 구가했다. 정밀한 야구를 전개한 황금시절의 세이부. 모리 감독은 번트를 중요시했으며 다른 팀의 감독한테서 ‘번트가 너무 많다’는 비판을 받았을 정도였다.
모리 감독 밑에서 야구를 배운 이토도 감독시절 번트를 잘 활용했다. 재팬시리즈를 제패한 2004년에는 희생번트를 10번 이상 기록한 선수가 무려 4명이나 있었고 상위권에 들어간 팀 중에서는 가장 많은 번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3위이였던 2005년에는 총 번트수가 리그 2위. 2위였던 2006년에도 역시 1위와 4개차의 3위. 물론 꾸준히 상위권에 들어간 요소는 번트만이 아니지만 중요한 요소였다고 할 수 있다.
‘이토야구’를 배운 선수들 역시 번트를 잘하는 선수가 많다. 국가대표 가타오카 야스유키(27) 호소카와 도루(31,현 소프트뱅크)와 박찬호 이승엽과 함께 뛰는 아카다 쇼고(30) 등. 이토 감독의 지도를 제대로 받은 그들은 ‘이토야구’를 재현하는 번트의 달인들이다.
짧은 기간에 제2의 이토를 육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활용법이나 번트에 대한 사고방식,그리고 번트의 연습 방법 등은 어느 정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은 직접적인 지도와 달리 한국에 돌아가서도 영원히 활용할 수가 있다.
작년의 LG는 희생타가 리그 5위의 126개. 1위 SK보다는 65개나 적었다. LG 타격진은 큰 이병규-박용택-이택근-이진영-이대형으로 구성되는'빅5'를 비롯하여 뛰어난 타자들이 많다. 그들이 항상 득점권에 주자가 있는 상태로 타석에 들어가게 되면 무시무시한 타선이 완성될 것이다.
고대 중국의 노자는 “授人以魚 不如授人以漁(사람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은 그에게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만 못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토 인스트럭터는 3월 5일까지 팀에 동행할 예정이다. LG가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배울 기회는 아직 충분히 남아있다.
kenzo157@hanmail.net
▲후나하시 겐조 통신원은 일본 도쿄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대학생으로 야구 매니아입니다. 한국 성균관대에 1년간 교환학생으로 공부, 한국어를 습득하면서 한국 프로야구에도 매료된 한국야구팬이기도 합니다. 2011년 OSEN의 일본 통신원으로 일본무대에서 활약할 한국인 선수들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일본야구 관련 소식들을 한국야구팬들에게 생생하게 전해줄 것입니다.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