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힙합듀오 DOZ(이기욱, 유준성)가 국내 가요계에 돌아왔다.
지난해 봄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로 유튜브 150만이 넘는 대기록을 세워 국내외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던 DOZ가 더욱 강렬해진 상상력으로 무장한 채 가요계에 복귀했다.
이들의 기발한 코믹 UCC 영상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는 유투브를 통해 전파, 국내에서 대히트를 기록했고, 특히 물 건너 일본에서는 더욱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폭풍같은 이슈에 에이벡스와 지난해 12월 음반을 내면서 계약을 체결했다. 먼저 에이벡스 쪽에서 러브콜을 보낸 성과였다.



이미 국내에서도 많은 고정팬들을 확보한 DOZ다. 대중 뿐 아니라 톱스타 뮤지션들도 "DOZ 영상을 봤냐?"라고 사석에서 이야기할 정도.
개그맨보다 더 웃기고, 거기에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될 놀라운 음악성을 자랑하는 DOZ는 지난 21일 첫 정규앨범 '첫 경험'을 발표했다. 보너스 트랙까지 무려 15곡의 노래가 빽빽히 담겼다. 타이틀곡 '야호'는 물론, 전곡이 자신들의 자작곡이다.
CD는 비비드한 색감과 이들을 쏙 빼닮은 귀여운 캐릭터, 재치 넘치는 이미지들로 한 눈에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앨범 디자인 역시 직접했다. 음악 관련 모든 콘텐츠들에서 기발한 상상력을 보이는 이들은 "상상력으로 우주까지 갔다 온다"라고 농담을 했다. 하지만 농담만은 아닌 듯 보였다.
화제가 됐던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뮤직비디오에 버금가는 코믹 본능이 생생히 살아있는 뮤직비디오도 공개했다. '다른 여자 만나니까 좋더라'가 그것으로 '아리가또 고자이마스'의 2편을 연상케 하는 기발한 상상력과 단순한 폭소로 설명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무엇보다도 더욱 화려한 카메라 워크와 다듬어진 연기력(?)을 자랑한다.
전작에서 0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썼던 이들이 이번 뮤직비디오에는 얼마를 들었는지 궁금했다. "저번보다 12000원을 더 들였어요. 두 명의 목욕탕 값이죠. 지원받았냐고요? 사비로 냈어요". 이번 뮤직비디오에서도 생활용 공간들이 주를 이루는데, 목욕탕, 숙소, 홍대 주차장 거리 등이 친근하면서도 흥미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뮤직비디오 관련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려달라고 주문했다. "목욕탕에서 복근을 공개해요. 생활 근육이 제가 봐도 기가 막히더라고요. 하하. 실용성 말근육이라고들 하죠. 목욕탕에서 하는 버터플라이 수영도 기가 막히고요. 어머니가 전화로 수영 많이 늘었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배우의 농익은 연기가 더욱 세련돼 보이더라고요. '시크릿 가든'의 현빈을 보며 연기 공부했습니다". 본인들의 연기에 대해 주저없이 농담하고 자랑하고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꾸밈없이 순수한 모습. 본인들의 음악과 참 많이 닮았다.
첫 정규 앨범을 내는 소감을 묻자 "기다렸던 앨범인데 담담하게 올 것이 왔구나, 란 생각이 들었어요. 열심히 즐기면서 했기에 부담은 없었어요"라고 답하며 비교적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음악은 이들에게 계획을 갖고 내야 하는 과제가 아닌 일상의 친구란 점이 느껴졌다.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로 얻은 인기를 일본에서 얼만큼 실감했냐는 질문에는 순간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공항에서 내리는 순간 아줌마 팬분들이 기다리시더라고요. 정말 놀랐어요. 갈 때마다 나와 계신것도 신기하고 숙소에 팬분들이 많이 기다리고 계신 것도 놀라워요. 근래 일본에서 광분하는 고정팬 분들이 생겼더라고요. 사인회 단상에 서고 펜을 들자마가 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어요. 직접 CD를 다 사가지고 오셨더라고요. 하하. 또 초신성과 샤이니가 콘서트에서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를 잠깐 불렀다고 들었어요. 영광이죠."
DOZ의 팬들은 어린 유치원 생부터 50세를 넘긴 양복 입은 아저씨들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팬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나이가 드신 아주머니 분인데, 우리가 어디서 공연을 하든 일본 과자를 맡겨 놓으시더라고요"라고 대답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DOZ는 최근 일본에서 막걸리 CF를 통해 대중에 한층 인지도를 쌓았다.
타이틀곡 '야호'는 이들처럼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만날 때나 헤어졌거나 무조건 '야호!' 어차피 인생 한 방이니까 풀 죽지 말고 '야호!'를 외치란 의미다.
'야호' 외에도 앨범에는 흥겨우면서도 삶의 애환이 담긴 노래들로 가득하다. 이번 앨범을 발매하기 전 만든 곡은 무려 100여곡을 넘는다. 줄이고 줄여 이번 정규 앨범을 만들었고, 심의는 직설적인 부분이 커 4곡만 통과했다.
또 이들은 고등학생 당시 10인조 댄스팀 '테리우스'로 활동한 바 있다. 만만하게 볼 힙합아이돌이 아니다. 원래 춤꾼인 이들의 실력도 기대하 봄 직하다. "이번 안무는 대국민 춤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드 스쿨한 댄스를 섞었어요. 앨범에는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에 어쿠스틱, 힙합, 알앤비, 록, 보사노바, 재즈, 댄스 등 모든 장르가 다 있어요"라고 자신들의 음악과 춤에 대해 설명했다.
대중이 본인들을 어떻게 봐 줬으면 좋겠냐고 묻자 "된장국, 김치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느끼함을 풀어주고 싶어요. 지방에서는 구수한 DOC나 싸이 선배님의 공연이 정말 폭발적이거든요. 관중과 하나가 되는 무대를 하고 싶어요."
전북 정읍이 고향인 이들은 올해 정규앨범을 발표한 것에 더해 '친구된 지 10년'이란 의미있는 시기를 맞았다. "앨범 정산이 되면 2단 햄버거를 먹으며 축하해야죠!"
nyc@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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