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비용(機會費用)=어떤 재화의 여러가지 종류 용도 중 어느 한가지 만을 선택한 경우, 나머지 포기한 용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평가액
대부분의 사람은 양자택일의 선택 이후 자신이 포기한 가치가 더 컸을 때 아쉽다는 생각을 갖게 마련입니다. 때로는 경기 하나에 인간의 삶이 투영되는 야구에서도 이 이치는 유효합니다.

특히 외국인 선수 선택에 있어 이는 구단에 웃음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고배를 마시게 하기도 합니다. 국내 선수들로 팀을 꾸렸을 때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외국인 선수로 보완한 지 어느덧 13년이 되었고 또 그들이 좋은 활약으로 '우승 청부사'가 되는 경우가 워낙 많았으니까요.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은 시기지만 새롭게 선택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기대치를 전임 선수들의 2010시즌 성적을 토대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시즌이 끝난 후 새 외국인 선수들이 어떤 성적으로 팀에 공헌하고, 또 아쉬움을 곱씹게 할 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 두산 베어스-켈빈 히메네스, 레스 왈론드 OUT 더스틴 니퍼트, 라몬 라미레즈 IN
"한 명당 15승은 팀 전력이 바탕되어야 이룰 수 있는 기록이다. 다만 둘 모두 10승 이상을 책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외국인 선발투수 2명을 기용하는 데 대한 김경문 두산 감독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두산은 21승을 합작한 외국인 투수 2명을 잃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7승 9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한 왈론드는 구단에서 재계약에 난색을 표했고 14승 5패 평균자책점 3.32로 에이스 노릇을 한 히메네스는 라쿠텐에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믿는 구석이던 히메네스를 잃은 두산은 지난해 텍사스 소속으로 디비전시리즈에 나선 동시에 월드시리즈 엔트리까지 포함되었던 203cm 장신 우완 니퍼트를 데려왔습니다. 두산이 입단 협상을 성공했던 외국인 선수 중 이름값이나 경력, 나이 면에서 가장 우월한 인물입니다.
니퍼트 확정 이후 오랫동안 공석이 되었던 한 자리는 라미레즈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지난해 보스턴 트리플 A 포터킷 레드삭스에서 28경기(선발 13경기) 5승 5패 평균자책점 4.92(피홈런 16개)를 기록한 우완 투수입니다. 둘의 합작 승수로 보는 단순한 1차 기회비용은 21승이네요.
WAR(대체 선수 승리 기여도) 스탯을 도입해보겠습니다. 히메네스-왈론드의 WAR 합산도는 5.821(히메네스-4.178, 왈론드-1.643)로 8개 구단 외국인 선수 조합 중 라이언 사도스키(4.416)-카림 가르시아(1.997)가 6.413점을 기록한 롯데에 이어 2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외국인 선발 투수의 활약 비중이 높은 두산의 팀 사정을 감안하면 외국인 투수 2명이 팀 성적을 좌우한다고 보셔도 되겠네요.
이름값과 경력 등의 차이로 WAR 0.5~1점 정도의 차등과 편차를 두고 전년도 외국인투수들의 합산치를 대입했을 때 니퍼트는 3.178~3.678, 라미레즈에게는 2.343~2.643 정도의 WAR 수치가 요구됩니다. 니퍼트의 WAR 범위서 나오는 선발 투수의 기준은 송승준(롯데, 3.629)입니다. 송승준은 지난해 14승 6패 평균자책점 4.39를 기록했습니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편이지만 송승준은 지난해 168이닝을 소화하며 8개 구단 전체 투수 중 6위를 기록했습니다.
라미레즈의 최소 요구치는 지난해 이재곤(롯데, 2.631)과 비슷합니다. 이재곤은 지난해 8승 3패 평균 자책점 4.14를 기록한 동시에 124이닝을 소화했습니다. 특히 아직 실전 검증이 되지 않은 라미레즈에게는 지난해 왈론드처럼 부상 및 제구 난조로 2군행 퇴출 위기를 맞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도 달려있습니다.
일단 니퍼트는 지난 26일 소프트뱅크 2군과의 경기서 2이닝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습니다. 최고구속은 145km로 시기를 고려하면 꽤 괜찮은 구위를 선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구단 관계자는 "큰 신장에서 비롯된 타점 높은 공으로 다양한 구질을 선보이는 동시에 투심패스트볼의 움직임이 좋다"라고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라미레즈에 대해 관계자는 "다른 영입 후보들 중 제구력이 평균 이상인데다 140km대 중후반의 직구를 구사하는 동시에 여러 구종을 즐겨 던진다"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라미레즈의 경우는 경기 영상에서 직구 구위가 좋을 때 결정구로 서클체인지업을 던져 탈삼진을 기록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물론 위험 요소도 있습니다. 니퍼트는 주자 출루 시 상대적으로 느린 퀵 모션을 수정해야 하며 라미레즈는 지난해 피장타율이 높았던 모습을 재현해서는 안 됩니다. 구단 관계자는 라미레즈에 대해 "포터킷 홈 구장의 규모가 작아서 피홈런이 많았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이는 싱킹 패스트볼러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실투가 잦았기 때문입니다. 싱킹 패스트볼을 얼마나 잘 장착했느냐가 중요합니다.
성적으로 보는 두 투수에 대한 기회비용 및 요구 승수는 21~22승이지만 우승에 목마른 두산은 외국인 투수들에게 그 이상의 활약을 바라는 팀입니다. 김 감독의 재계약 마지막해 승부수를 던진 두산의 외국인 선수 인선은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요.
farinelli@osen.co.kr
<자료 출처> www.statiz.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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