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취재]애리조나 굿이어 볼파크, 어떻게 건설됐나?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2.28 14: 59

"우리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기간에 야구단을 유치하기 위해 10년 넘게 노력했다. 모든 성과는 굿이어 시민들이 원했기에 가능했다. 한국에 새 야구장 건설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지난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제 9구단 우선 협상자로 엔씨소프트를 선정하며 사실상 신생팀 창단을 허락했다. 엔씨소프트는 연고지를 경남 창원으로 KBO에 창단 신청서를 제출해 자동적으로 창원은 9구단 홈구장이 건설될 예정이다.
창원시 역시 9구단 발표 이후 "신구장이 완성되기 전까지 시간이 걸린 만큼 일단 마산 구장에 10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 하겠다"고 말했고, 최소 1200억이 넘는 금액을 들여 신구장을 짓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그렇다면 창원시와 엔씨소프트가 지난 2009년 미국에서 야구장을 건설한 애리조나주 굿이어시 굿이어 볼파크를 참고하는 것은 어떨까? 굿이어 볼파크는 '추추트레인'추신수(29)의 소속팀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지난 2009년 스프링캠프 때부터 사용하고 있다.
OSEN은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굿이어시 시청을 직접 방문해 브라이언 덜키 대의원을 만났다. "한국에서 신생 구단이 창단해 야구장 건설이 필요하고, 더불어 기타 도시도 야구장 신축이 확정된 상태이기에 경기장 부지 선정, 시설 및 재정 확보 등에 대해서 취재 협조를 요청한다"는 말에 덜키 의원은 "필요하다면 기꺼이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한 뒤 한 시간이 넘도록 직접 브리핑을 하며 굿이어시의 스프링캠프 유치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스프링캠프 유치 어떻게 이뤄졌나?
굿이어시는 지난 1990년대 말부터 메이저리그 팀 스프링캠프 유치를 시도했다. 90년대 굿이어시 인구는 20만명도 되지 않았다. 지금 인구는 65만명이 넘는다. 당시 휴스턴은 굿이어에서 사업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그래서 굿이어로 스프링캠프를 이동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 LA 다저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벌키 의원은 "당시에는 이들에게 야구장을 지어줄 정도로 굿이어시에 자본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004년에도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협상에 들어갔다. 에인절스 구단주 역시 굿이어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굿이어시도 공청회를 통해 스프링캠프 유치를 통과시켰고, 1000만 달러(약 110억 원)의 예산을 승인했으나 에인절스가 템피 디아블로 스타디움과 재계약을 체결해 또 다시 실패했다.
그러나 이미 1000만 달러의 예산이 확보된 굿이어스는 2005년 발키 대의원을 중심으로 '굿이어 스프링캠프 유치단'을 꾸렸고, 2006년 야구장 건설 부지 3곳을 선정했다. 두 곳은 애리조나주 동부와 서부를 관통하는 고속도로(I-10) 바로 옆에 있어 접근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야구장 건설과 더불어 부대 시설 개발에 어려움을 예상하고 'I-10' 근처에서 조금 떨어진 부지로 최종 낙점했다. 3곳 모두 무상으로 기증을 받았다.
야구장 건설과 더불어 굿이어시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캑터스리그'에 근거를 둔 팀을 제외한 플로리다 '그레이프 푸룻 리그' 18개 팀 중에서 13개 팀을 대상으로 개별 접촉을 시작했다. 플로리다에 오랜 기반을 둔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메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을 제외됐다. 그러나 때마침 플로리다에 토네이도가 불어 닥쳤고 윈터 하벤에 기반을 둔 클리블랜드 수프링캠프장 대부분이 파괴됐다. 그러자 클리블랜드는 보수 공사에 지지부진하던 윈터 하벤을 떠나 굿이어시로 이주를 결정했다.
굿이어시는 지난 2004년 모은 1000만 달러와 애리조나주 문화체육부 예산, 그리고 시 예산을 가지고 경기장 건설을 시작했다. 굿이어시는 또 야구장 디자인을 위해 2주에 한 번 미팅을 지속했고, 경기장 건설 문제를 놓고 매주 JMI 스포츠, HOK, 바톤 말로 건설회사, 애리조나주 문화관청, 클리브랜드 구단과 회의를 지속했다.
경기장은 2009년 2월 완공이 됐고, 굿이어시는 신시내티 구단 유치에도 성공하며 클리블랜드 연습장 바로 옆에 추가적으로 연습장을 건설했다.
▲예산 집행과 경기장 시설, 그리고 야구 외 용도는?
굿이어시는 메인 스타디움과 두 개 구단의 연습장 건설에 총 1억 825만 달러(약 1223억원)가 들었다. 굿이어 볼파크 메인 경기장 규모는 1만석이고 연습구장은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 각각 6면씩 총 12면이다. 구단 사무실과 실내 연습장은 10개가 넘었다.
먼저 굿이어시는 클리블랜드 구단 연습장과 메인 스타디움 건설에 6000만 달러(약 678억 원), 신시내티 구단 시설에 282만5000달러(약 319억 원)이 들었다. 여기에 조경 시설 1000만 달러(약 113억 원)과 경기장 주변 기반 건설에 1000만 달러(약 113억 원)이 들어 총 1초 825만 달러(약 1223억 원)가 됐다. 7500만 달러는 애리조나주 문화체육부에서 나왔고 3325만 달러는 굿이어시 예산으로 집행했다. 애리조나주 문화체육부 예산은 미식 축구 구단, 스프링캠프장, 그리고 시민들의 스포츠 시설 활용을 위해 편성된 예산이었고, 굿이어시는 그 예산을 활용했다. 그러나 현재 문화체육부 예산은 거의 없는 상태다.
굿이어시는 스프링캠프 기간이 2월부터 3월까지 2개월 밖에 되지 않는 점 때문에 그 외에 다른 행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는 불꽃 놀이 등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 하며, 굿이어 심포니 콘서트 등 다양한 예술 행사를 개최한다. 더불어 유소년과 성인 야구 대회를 개최하고, 기업 행사 및 체육 대회 때에도 운동장을 대여한다. 덕분에 굿이어시는 지난해 21만4430달러(약 23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달키 의원은 "지난해 우리가 예상 했던 금액보다 26%나 초과 달성했다. 앞으로 더 많은 행사와 야구 대회를 유치해 수익금을 더 높일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는 야구장 사용료로 1년에 10만 달러(1억1300만 원) 씩만 내면 된다"며 "20년이 기본 계약이었고, 5년씩 두 차례 최장 30년 계약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창원과 엔씨 소프트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덜키 대의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얼마만큼 야구를 좋아하느냐다"고 말했다. 물론 국가도 다르고 지방 자치 운영 방식도 다르지만 덜키가 말한 '야구를 얼마만큼 좋아하느냐'는 국가와 도시를 떠나 야구단 유치와 경기장 건설을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더불어 덜키 대의원은 예산 문제를 언급했다. 굿이어의 경우 전체 예산의 70% 정도를 애리조나주 예산을 이용했다. 500여 기업이 상주하고 있는 공업도시이자 경남도청이 위치한 행정도시다. 지방 자체 경제가 상대적으로 탄탄할 뿐 더러 이미 K리그 도민구단 경남 FC와 프로농구 창원 LG가 이 곳을 연고로 쓰고 있다. 일주일 최대 6일 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 입성이 가시화되면서 창원시 내 근로역군들은 퇴근 후 스포츠로 여가 생활을 보낼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를 갖게 된 셈이다.
 
최근 손무곤 창원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은 "별도의 신규구장을 짓는 것과 관련해 현재 통합시청사 위치 선정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많은데, 야구장 위치를 결정하는 것도 논란이 될 것이고, 지역별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건설에 대한 비용이 아닌 위치 및 유치 경쟁으로 인한 어려움이라는 뜻이다. 일단 가장 큰 과제가 해결된 만큼 이는 수월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엔씨 소프트 역시'모기업의 당기 순이익이 1천억원 이상이거나 자기자본 순이익률이 10% 이상인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또 재무 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유동비율 150% 이상과 부채비율 200% 이하가 되어야 한다'라는 KBO의 조건을 통과했다.
창원 시민들의 관심도는 어떻게 될까. 창원시는 지난 1월 이사회에서 9구단 발표가 유보되자 서명운동을 비롯한 KBO를 방문해 유영구 총재를 만나 시민들의 마음을 전했다. 창원은 부산과 인접해 롯데의 인기를 보면서 야구에 대한 애정이 높은 만큼 굿이어시와 같이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야구단 유치를 원한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나머지는 이제 창원시, 엔씨 소프트가 얼마만큼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KBO가 곁에서 창단 작업에 필요한 요소들을 지원해 주느냐다.
물론 굿이어 볼파크가 창원시가 생각하는 야구장 규모인 2만석 이상과 차이가 있다. 그러나 굿이어 볼파크 취재 결과 경기장 시설 수준은 상당히 우수했다. 창원시는 야구장 건설에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굿이어시의 경험을 참고할 필요성은 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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