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남과 이대진이 살아가는 방식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1.03.01 08: 33

"오랜만이다", "반갑습니다 형님".
롯데 최향남(40)과 KIA 이대진(37)이 가고시마에서 만났다. KIA가 미야자키 휴가캠프를 끝내고 롯데와 실전을 위해 가고시마로 이동해 2경기를 벌였다. 두 선수는 사연이 많은 선수들. 해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3년만에 롯데에 복귀한 최향남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러 미국에 건너갔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일본 독립그리에서 작년 뛰기도 했다. 그는 "이제 여기서 마무리를 해야할 것 같다. 투수가 나이를 먹으면서 안되는게 크고 작은 부상들이 있기 때문이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그러면서도 자신감은 여전했다. 그는 "나의 직구는 130대 중후반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내 볼을 쉽게 칠 수는 없을 것이다. 투수는 스피드가 아니라 볼끝으로 승부를 한다. 이 스피드로도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승호 감독은 최향남의 페이스를 천천히 조절하도록 배려했다. 베테랑 투수이라 개막에 맞춰 구위를 조절하도록 했다. 양 감독은 "최향남은 롱릴리프를 시킬 생각이다. 좋아지면 핵심역할을 해줘야 한다"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
최향남이 경기를 앞두고 KIA 투수들의 피칭연습장으로 찾아와 이대진과 해후했다. 그는 "이대진이 어떻게 그 많은 부상을 겪고도 잘 버텨왔는지 물어야 겠다"면서 찾아간 것. 해태시절의 살벌했던 이야기도 나누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대진 역시 최향남과 비슷한 위치. 팀내 투수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아 알아서 페이스를 조절하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 이대진 역시 보직 욕심은 잊은지 오래이다. 그는 "내가 좋아져도 워낙 좋은 후배들이 많아 자리가 없겠지만 괜찮다"고 마음을 비웠다. 임무는 선발 로테이션이 빌 때나 혹은 롱릴리프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대진이 살아가는 방식은 직구가 아닌 다양한 변화구. 이대진은 "작년 초반 기흉 때문에 볼을 많이 던지지 못했다. 올해는 꾸준히 준비했다. 스피드 보다는 볼의 움직임과 회전으로 승부할 것이다. 싱커와 투심, 커브의 각이 좋아졌다. 직구도 거의 컷 패스트볼로 던진다"고 말했다.
 
투수로치면 환갑을 넘긴 나이들이지만 모두 그들만의 살아가는 방식이 있다. 풍운아 최향남과 오뚝이 이대진의 2011 시즌의 행보가 여전히 팬들의 눈길을 끄는 이유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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