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패퇴하기는 했지만 좋은 분위기로 마친 것 같았다. 그래서 마무리 훈련서부터 그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했다".
좋은 분위기가 이어진 만큼 이를 바탕으로 우승 염원도 숨기지 않았다.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일본 벳푸-미야자키 전지훈련을 마치면서 밝힌 이야기였다.

김 감독을 비롯한 두산 선수단은 오는 2일 45박 46일간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다. 김 감독은 귀국을 앞두고 인터뷰서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이 부상없이 모든 훈련 스케줄을 소화한 것이 고무적이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최준석, 이현승, 이용찬 등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정상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확실히 나아졌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백업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돼 엔트리 선택에 많은 고민이 된다. 또한 더스틴 니퍼트와 이혜천이 가세해 선발진이 강화됐으며, 불펜에서 활약할 수 있는 좋은 선수들을 발견한 것도 이번 전지훈련의 큰 성과 중 하나다".
김 감독이 주목한 것은 이전과 달리 연속된 훈련 과정 속에 지난해 포스트시즌서부터 이어진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졌다는 점. 지난해 페넌트레이스를 3위로 마감한 두산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서 3승 2패를 기록한 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서 5경기까지 가는 끝에 2승 3패로 분패했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한 만큼 결과로는 분명 목표 달성 실패였다. 그러나 당시 두산 선수단은 매 경기 열전으로 체력 소모가 극심한 가운데서도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한 선수는 플레이오프 당시 "삼성도 강하지만 오히려 롯데의 전력이 우월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강했던 롯데까지 꺾은 만큼 꼭 삼성도 이기고 싶다"라며 의욕을 불태운 바 있다. 패하기는 했으나 할 수 있는 한 전력을 쏟은 만큼 일정이 종료된 후 극도의 허탈함도 보이지 않았다.
이 분위기 속에서 두산은 잠실에서의 약식 훈련 이후 미야자키 마무리훈련까지 떠났다. 체력 소모가 컸던 1군 주전 선수들은 많은 훈련을 하지 않았으나 상대적으로 출장 기회가 많지 않았던 투-야수들은 실전 훈련에 못지 않게 구슬땀을 흘렸다. 투수 김승회는 "마무리 훈련이 이렇게 힘들었던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비시즌에서도 감각은 확실히 익혀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만큼 선수들도 2011시즌에 대한 각오가 대단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니퍼트의 이름값이 최근 수 년간 가장 높은 케이스였다는 점도 선수들에게 자극으로 다가왔다. 전지훈련서도 "이제는 부연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우승이 필요한 때"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포스트시즌서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는 데 주력했다"라며 전지훈련 과정을 이야기 한 김 감독. "이제는 오랫동안 기다린 팬들이 원하는 바에 보답하고 싶다"라는 감독의 바람은 2011년 현실화 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