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토' 김상현, "밸런스 붕괴, 답습하지 않겠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3.01 13: 30

"안 아프고 한 시즌을 치르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하지요".
 
불의의 부상과 트레이드설로 힘들었던 지난해를 딛고 도약을 꿈꾼다. '김지토' 김상현(31. 두산 베어스)에게 2011시즌은 그만큼 중요하다.

 
2008년 6승, 2009년 7승을 거두며 두산 투수진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로 활약했던 김상현은 지난해 3월 연습경기 도중 왼 정강이 직격타구를 맞고 쓰러졌다. 단순 타박상인줄 알았던 부상은 의외로 오래갔고 검진 결과 골지방종 판정이 나왔다. 결국 그는 수술을 받고 시즌을 그대로 마감했고 어렵게 1억까지 도달했던 연봉은 70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골지방종 판정 전에는 '스나이퍼' 장성호(당시 KIA, 현 한화)와의 맞트레이드 이야기가 나오며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였다. "안 다쳤으면 그때 광주에 새 집을 알아보고 있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김상현은 "세간에 골다공증이라고 증상이 와전되기도 했다. 정말 그렇다면 나는 애초에 야구 선수로 뛸 수 없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전지훈련 참가 대신 국내에 남아 훈련한 김상현의 현재 페이스는 굉장히 좋은 편이다. 2군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김상현에 대해 "당장 실전에 투입되어도 무리가 없는 구위와 몸 상태"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두산 2군 훈련장 베어스필드서 훈련 후 잠시 망중한을 즐기던 김상현은 "국내 훈련 기간 동안 너무 추웠다. 출근을 하려는데 경유가 얼어서 차 시동도 안 걸릴 때도 있었고. 말이 영하 17~18도지 정말 살을 에는 추위였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몸 상태를 확실히 끌어올렸다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불펜투구 시 70개 정도의 공을 던지고 있어요. 수술 부위도 문제 없이 나아졌고. 올해 목표요? 안 다치는 것. 그게 최우선이에요".
 
2009시즌 팀의 4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던 김상현은 그 해 4월 1승 1패 평균자책점 2.28, 5월 2승 1패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하며 실질적인 에이스 노릇을 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도합 3승에 그쳤으나 경기 내용은 나무랄 데 없었다.
 
그러나 6월서부터 그는 처참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던지는 족족 상대 타선에 공략당하며 결국 선발 로테이션에서도 낙마했고 2009년 최종 성적은 7승 6패 평균자책점 4.72에 그쳤다. 시즌 초 연속 호투를 떠올리면 분명 아쉬운 한 해였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김상현에 대해 "커브와 슬라이더는 투구 매커니즘이 다른 구종이다. 커브가 주무기였던 상현이가 슬라이더를 자주 던지면서 매커니즘이 바뀌었고 그 균형이 꺠지는 순간 타자들에게 공략당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상현에게 당시와 관련해 재차 질문을 던졌다.
 
"투구 밸런스라는 게 정말 미묘해요. 잘 나가다가 한 순간 그게 흐트러지면 다시 돌려놓기가 정말 힘듭니다. 2009년 부진했을 때는 딱 그 과도기였어요. 이제는 그 모습 보여드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만큼 현재 김상현은 스타트 순간이 다소 늦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순간 커다란 기회가 다시 오는 것이 바로 야구. 삭풍을 견디고 묵묵히 훈련에 임한 김상현은 야구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꿈꾼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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