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를 5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2006년 2차 2순위로 반달곰 유니폼을 입은 민병헌(24, 두산 외야수)은 입단 당시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외야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2007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상비군에 발탁되기도 했다.
그는 5년간 통산 465경기에 출장, 타율 2할4푼2리 197안타 8홈런 67타점 171득점 94도루를 기록했다. 두산 외야진의 오른쪽 날개를 굳건히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에게 전환점이 필요했다. 그래서 경찰청 입대를 선택했다.
지난 1일 제주도 서귀포 강창학 야구장에서 만난 민병헌은 지난해를 돌이켜보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껏 프로 데뷔 후 작년 만큼 2군에 오래 머무른 적은 없었다. 처음에는 금방 올라가겠지 생각했는데 시간이 길어졌다.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특히 타격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민병헌은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방망이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없었던 것 같다. 아직까지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 2년간 이곳에서 마음 편히 훈련하며 자신감을 키우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지금은 심리적 부담이 없다. 프로 구단에 있으면 1군 엔트리 진입을 위한 경쟁부터 주전 싸움 그리고 주전을 차지하더라도 이것저것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며 "여기 있으면 내가 하고 싶은 부분을 다 할 수 있고 타격 자세가 잘못되면 시즌 중이라도 바꿀 수 있다. 그만큼 나를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고 내다봤다.

'절친' 양의지(24, 두산 포수)는 신선한 자극제가 아닐 수 없다. 경찰청 출신 양의지는 지난해 두산의 안방을 지키며 신인왕에 오른 바 있다. 민병헌은 "의지가 군대를 다녀온 뒤 그렇게 좋은 성적을 거뒀는 것 자체가 부러웠다"며 "나도 군대에 다녀온 뒤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경찰청 출신 가운데 잘 하는 선수들이 많으니까 내게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병헌은 2년 뒤 어떤 모습으로 복귀하고 싶을까. "야구를 정말 잘 하고 싶은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밝힌 그는 "심리적 부담을 느끼지 않고 마음 편히 야구하고 싶다. 사람이 긴장하게 되면 몸이 경직되니까 군대에 다녀온 뒤 부담을 덜어내 마음이 편해질 것"이라며 "마음 편히 야구하다보면 자연스레 성적이 좋아지 않겠냐.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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