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리그'에서 LG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일본 구단들을 상대로 9차례 연습경기에서 6승2패1무를 거두며 한국 4개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경기당 평균 8.1득점에 달하는 가공할만한 공격력은 이미 지난해에도 어느 정도 검증된 바 있다. 관건은 결국 투수력이다. LG 마운드는 오키나와 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3.8실점으로 선방하고 있다. 마운드만 힘을 낸다면 올해 LG도 해볼 만하다.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지난 2002년을 끝으로 LG가 8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데에는 투수력의 부진이 직접적인 이유로 작용했다. 지난 2003년 팀 평균자책점 2위(3.98)에 랭크된 뒤로는 2004년 5위(4.31) 2005년 8위(4.90) 2006년 8위(4.22) 2007년 6위(4.33) 2008년 8위(4.58) 2009년 7위(5.42) 2010년 7위(5.23)로 거의 매년 하위권에 맴돌았다. 2005년 이후 6년 연속으로 6위 아래였다.
지난 8년간 LG 마운드에는 확실한 투수들이 없었다. 2003년 이승호와 2008~2010년 봉중근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 10위 안에 든 투수가 없었다. 지난 8년간 투수가 규정이닝을 채운 경우가 단 12차례에 불과했다. 나머지 7개 구단이 기록한 규정이닝 충족이 평균 18.7차례라는 것을 감안하면 LG 마운드가 얼마나 약했는지 알 수 있다. 마무리투수로 눈길을 돌려도 2003년 이상훈과 2007년 우규민을 제외하면 20세이브 이상을 달성한 투수가 없었다.

올해 LG 마운드는 희망적인 요소가 몇 가지 있다. '외국인 듀오' 레다메스 리즈와 벤자민 주키치가 그렇다. 특히 최고 162km를 뿌린 우완 강속구 '파이어볼러' 리즈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차례 연습경기에서 10이닝 4실점으로 적응 중이다. 좌완 기교파 투수 주키치도 3차례 연습경기에서 9이닝 4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박종훈 감독은 "둘이 평균 정도만 해주면 된다. 선발로 10승씩만 올리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면 성공"이라고 했다. 너무 큰 기대를 갖기 보다 최소한의 역할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2년간 LG 외국인 투수들은 12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리즈와 주키치 그리고 봉중근이 1~3선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여지는 가운데 김광삼 박현준 박명환 심수창 서승화 한희 박동욱 최성민 이범준 임찬규 등이 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중간-마무리로는 이동현 김광수 김선규 김기표 신정락 이상열 등이 있다. 박종훈 감독은 "선발 경쟁에서 밀려난 투수들이 중간으로 가기 때문에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과 불펜 같은 보직에 의미를 두기보다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에 더 의미를 두는 것이다. 박 감독은 "마운드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LG 부활의 조건은 역시 마운드 재건에 달려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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