했던 얘기 또 하는 리와인드형
신세한탄 울보형 등 가지각색
[이브닝신문/OSEN=장인섭 기자] 술버릇 어떠십니까?

새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샘추위가 반짝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와 함께 야외활동 및 각종 모임들이 차츰 늘어나면서 술자리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계절의 여왕 봄은 술 마시기에도 가장 적당한 때다. 또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신체의 긴장이 풀리고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우리 몸의 경보시스템이 느슨해지는 시기다. 때문에 술자리에서의 실수도 가장 빈발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술이 한 두잔 오가다 보면 꼭 나오는 술버릇이 있게 마련. 술버릇은 남자든 여자든 크게 다르지 않은 유형을 보인다. 그리고 그들의 술버릇은 또 다른 ‘바디랭귀지’를 내포하고 있다. 그가 진정한 동료이고 친구라면 고약한 술버릇을 탓하기 전에 몸짓으로라도 표현하고 싶었던 그들의 속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취침 모드형
술만 마시면 자리에서 엎드려 자는 사람들이 있다. 고개를 떨구거나 눈을 지그시 감고 꿈나라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가장 흔한 술버릇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정신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있다. 길거리나 잔디밭 등 아무 곳에서나 누워 잠이드는 경우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런 류의 술버릇은 내향적인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평소 술을 즐기는 스타일도 아니라서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는 케이스에 속한다. 내키지 않는 술 자리라면 눈치가 좀 보여도 일찍 귀가하는 편이 낫다.
-리와인드형
술로 인해 말문이 터지는 사람도 있다. 흔히 술자리에선 안주 삼아 소싯적 무용담이나 군대·연애이야기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제는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는 리와인드형이다. 직장 상사인 경우라면 그만하라고 할 수도 없고 대책이 없다. 술자리의 공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은 여럿이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주량도 센 축에 속한다. 소극적인 성격 탓에 평소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야기가 알코올의 힘을 빌어 겉으로 표출되는 경우다. 이들에게 술이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일종의 도구다.
-울보형
술만 마시면 신세한탄과 함께 눈물을 보이는 울보형이 꼭 있다. 어쩌다 한 번이야 그럴 수 있겠지만 매번 술을 마실 때 마다 운다면 곤란한 일이다. 이런 술버릇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술자리가 즐겁지도 않고 달갑지도 않다. 술이 취하면 마음속에서 깊은 슬픔이 올라온다. 또 마음이 약하고 순수해서 지난 날 겪었던 상처에 대한 기억이 마음속에 각인돼 있는 경우가 많다.
-막가파형
평소에는 조용하던 사람이 술만 마시면 돌변하는 막가파형. 가장 고약한 술버릇으로 손꼽히는 막가파형은 대체로 술에 취하면 폭력성이 드러난다. 같이 술을 마시던 동료나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무조건 욕을 하고 시비를 건다든지 이를 제지하는 경찰에게도 달려드는 저돌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런 술버릇은 체질적으로 술에 약해 과음하게 되면 스스로 제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스킨십형
가벼운 포옹이나 악수, 어깨 두드림 같은 가벼운 터치라면 술자리를 부드럽게 하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술에 취해 도를 넘긴 손버릇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술만 마시면 야릇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든지 이성을 더듬는 등 19금 행위모드로 돌입하는 야한 술꾼들이 의외로 많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성적인 욕구가 남달리 풍부한 성향을 보인다. 정신줄을 놓지않을 만큼 술도 센 편이고 술자리에도 적극적인 성향을 보인다.
이밖에도 애교작렬형, 노상방뇨형, 고성방가형, 2.3차 고고씽형 등 다양한 술버릇이 있다. 술자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수도 있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애교로 끝나지 않고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아무리 술이 좋아도 술은 적당히 마시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끝내는 것이 여러모로 현명한 방법이다.
ischang@ieve.kr /osenlife@osen.co.kr
<사진> 술버릇도 가지각색이다. 울고 웃고 때리고 만지고…. 술은 우리에게 때론 생활의 윤활유가 될 수도 있지만 지나치면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준다. 사진은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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