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간 8개 구단 계투 요원 중 가장 많은 홀드를 따낸 투수는 고창성(27. 두산 베어스)이다. 2008년 경성대를 졸업하고 2차 2순위 지명을 받아 두산 유니폼을 입은 고창성은 2009시즌부터 두산에 없어서는 안 될 중간계투 요원으로 활약 중이다.
2009시즌 64경기에 나서 5승 2패 1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95로 권혁(삼성, 21홀드)에 이어 홀드부문 2위에 오른 고창성은 지난 시즌 팀 선배 정재훈(23홀드)에 홀드 수 한 개 차로 또다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2년 연속 홀드 2위로 지난 2년 간 38홀드를 기록하며 공헌도 면에서는 만점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 그였다.

지난 시즌 후에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의 영광을 누렸다. 고교 시절 왜소한 체구로 인해 프로팀에 외면당했던 고창성은 비로소 프로 무대에서 인정받는 계투 요원으로 우뚝 섰다.
"고등학교 1학년 때도 키가 161cm 정도 밖에 안 되었어요. 그래서 같이 야구하던 사람들이 '네가 뭘 하겠냐'라며 핀잔을 주기도 했습니다.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어요. '내가 너보다는 반드시 더 오래 야구할 거다'라고".(웃음)
일본 벳푸-미야자키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2일 귀국한 고창성의 연습경기 성적은 3경기 평균자책점 0으로 뛰어났다. 3⅓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내주기는 했으나 사사구는 없었다. 적은 표본이지만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0.60에 탈삼진 4개를 기록했다. 주무기인 서클 체인지업의 움직임은 물론 약점이던 타자 몸쪽 공략법도 좋아졌다는 평이다.
2년 연속 홀드 2위였던 만큼 타이틀에 대한 욕심. 그리고 우승이 간절한 팀 상황까지 연관지어 그에 대한 바람이 없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고창성은 "마음을 비우고 마운드에 오르고자 한다"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어렸을 때부터 항상 목표를 세우면 과욕을 부리는 바람에 이뤄지지 않더라구요. 대신에 어떤 목표를 안 세우고 그냥 열심히 하다보면 결과가 잘 나왔습니다. 키도 작고 야구도 잘 못했는데 어느 순간 하다보니 프로에도 입단하고 태극마크도 달았구요. 글쎄요. 올해도 팀이 우승을 못하면 욕심이 생기려나요".
그에게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두산의 전 경기를 모두 보러오시는 부모님의 존재는 커다란 힘이다. "경기 중에는 부모님이 오셨는지 둘러보기보다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게 진짜 효도"라고 이야기한 고창성은 3년 전 인테리어 시공 중 허리를 다친 후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사실 KTX가 허리 안 좋으신 분이 타기는 불편하잖아요. 원정경기 끝나고 나면 부모님이 찜질방에서 주무실 때도 있고. 그래도 신경쓰지 말라고 하세요. 그만큼 저도 경기에 집중해서 좋은 성적으로 진짜 효도하고 싶습니다".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내세우기보다 현재에 대한 집중이 우선임을 밝힌 고창성. 현재에 집중한 그의 오른 어깨는 미래의 밝은 빛을 향해 또 한 번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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