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 "지금은 연기자라는 직업 선택한 게 참 좋다"[인터뷰]
OSEN 이정아 기자
발행 2011.03.03 11: 25

이연희가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툭툭 털고 일어나는 캔디 같은 캐릭터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에서 상큼한 매력을 뽐내고 있는 이연희를 브라운관 밖에서 만났다. 이연희는 늘씬한 키와 뽀얀 얼굴, 싱그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과연 뭇 남성들의 이상형이 될 만했다.
“편성이 잘 안 잡혀서 걱정도 하고 무척 오래 기다렸는데 그 기다림 끝에 방송이 돼 더 기쁜 것 같다. 매회 기다리면서 즐겁게 보고 있다”며 미소를 짓는 그녀는 의외의 매력이 가득 했다.

# 행복한 그곳 ‘파라다이스 목장’
이연희는 SBS 월화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해 촬영을 모두 마친 드라마다. 지난 봄 무렵 촬영을 마친 이후 약 1년 여 만에 방송이 되는 것을 보니 당시가 새록새록 기억난다.
이연희는 “요즘 방송을 보면서 ‘맞아, 저때 저랬었지’‘저 날 참 고생했지’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또 화면에 굉장히 예쁘게 나와 흐뭇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추웠고 촬영장에서 화장실이 멀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사실 이연희는 청순하고 가녀린 느낌이 많이 나는 배우였다. 그런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확 달라졌다. 발랄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고 깜찍한 다지를 연기하는 이연희도 참 잘 어울린다.
“이런 역할에 굉장히 목이 말랐다. 청순가련하고 예뻐 보이는 모습의 캐릭터를 많이 연기하다보니 옷도 마음대로 못 입고 그런 점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다지를 연기하면서 정말 많이 편해진 것 같다”는 그녀의 말이 괜한 말은 아닌 것 같다.
실제로 다지와 비슷한 점이 있는지 물었다. 이연희는 “이런 캔디 같은 캐릭터가 요즘 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든 캐릭터 같다. 내가 찾고 있던 캐릭터가 와서 정말 행복하게 임했다. 다지와 나의 비슷한 점이라...긍정적인 마인드는 비슷한 면들이 많은데 다지는 나보다 더 순수한 소녀 같고 도시보다는 시골 목장에 있을 때 더 행복할 것 같은 아이다. 그런 맑은 에너지가 어떤 어려운 일도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화 속 인물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촬영하는 내내 다지가 되려고 노력도 했고 다지 처럼 행동하려고 했다. 그런데 무엇보다 다지의 그 헤어스타일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우울하다가고 밝아지는 것 같다. 그 헤어스타일을 하고 울상을 짓고 있는 모습은 도무지 어울리지가 않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연희는 겉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연약할 것만 같은데 실제로는 운동도 무척 잘하고 털털한 성격이다. 그녀는 “어렸을 때 운동하는 거 좋아하고 남자친구들하고 뛰어노는 거 좋아한 털털한 성격이다. 오히려 내가 청순해 보인다, 연약해 보인다 그런 말을 들으면 친한 친구나 가족들은 콧방귀 끼고 그런다. 내가 어렸을 때는 사실 좀 까무잡잡하고 하고 그랬다. 그런데 데뷔를 하고 관리도 하고 카메라 앞에 서고 그러면서 청순하다거나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만인의 연인이자 많은 남성 스타들이 이상형으로 꼽는 것에 대해서도 “기분 좋다. 굉장히”라며 솔직한 모습은 보여주는 그녀는 말 그대로 털털해 보였다.
만인의 연인인 그녀의 이상형은 정작 무엇일지 물었다. 그녀는 “얼마 전에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이야기 했는데 팔뚝에 핏줄 보이는 분, 남자다운 느낌이 들고 듬직한 사람이 이상형이다. 그렇지만 재미없는 사람은 별로다. 난 재미있는 사람 좋아한다. 또 자신의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도 참 매력적인 것 같다”며 이상형을 공개했다.
 
# ‘에덴의 동쪽’ 때의 비판
이연희는 드라마 ‘에덴의 동쪽’ 때 연기력 비판도 많이 받았다. 아무리 털털한 그녀라도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법도 하다.
당시 많이 속상했을 거 같다고 하자 “너무 내 나이에 맞지 않는 것을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 출연자들이 워낙 많으니까 내 역할이 그렇게 크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도 같다. 그런데 시작을 하고 그 대작 속에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과 무서움도 느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지나면서 그런 작품에 출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생각하며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힘들 때는 내가 과연 이 일이 맞는 건지 고민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배우라면 그런 것들도 다 이겨내서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중에는 우리 커플을 지지해주는 분들도 생기고 좋은 상도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어린 나이에 그런 역할을 했다는 것, 그런 작품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 시기를 넘기고 상큼하고 발랄한 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런 이연희에게 다지는 너무나도 기다리던 인물이었다.
물론 지금도 연기에 대한 고민은 있다. 하지만 예전과는 그 방향이 조금 달라졌다. 이연희는 “앞으로도 연기에 대한 충분한 고민은 하지만 연기하는 거 자체에 대해서는 즐기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슨 일을 할 때 즐기면서 해야 하는데 항상 긴장하고 걱정만 앞서고 그러다 보니까 하기 싫다는 마음이 앞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됐던 것 같다. 그런 것 보다 시각을 다르게 해 너무 많은 고민보다는 그 순간 연기를 즐기자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이 직업을 선택한 게 참 좋다”며 또 그녀 특유의 싱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 쟁쟁한 남자 배우와 호흡을 맞췄다
이연희는 현빈, 송승헌, 강동원 등 쟁쟁한 남자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아무래도 이연희에게는 참 좋은 기운이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늘 이연희가 홀로 사랑하거나 아파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속상하기도 하다고 이야기하던 이연희는 “하긴, 다들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다고 말씀들 하시더라”며 웃었다.
함께 출연했던 꽃미남 배우들 중 누구를 다시 만나고 싶으냐는 물음에 이연희는 “다!”라고 시원스럽게 답했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그동안의 한을 풀 듯 심창민(최강창민)과 주상욱 두 멋진 남자의 사랑을 받는다.
심창민과는 같은 회사 식구이기도 해 친구처럼 편하게 촬영을 할 수 있었다. 주상욱에 대해서는 “TV에서 보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정말 유쾌하고 재미있으신 분이었다. 막내인 나와 창민이 분위기 메이커가 아니라 오히려 주상욱씨와 유하나씨가 분위기 메이커였다”며 현장 분위기를 떠올렸다.
심창민에게는 연기자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지는 않았느냐고 하자 “대사 외우기 힘들어서 연기 조언이라든지 별다르게 해준 게 없다. 서로 너무 바빴던 것 같다. 그런데 모니터를 해보니까 비주얼적으로 너무 잘 나오고 연기도 잘해서 역시 심창민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예쁘게 나와서 어떨 때는 일부러 살이 찌게 하려고 뭐 먹자고 하고 그랬다”고 말했다.
 
# 팜므파탈도 해보고 싶어
여인의 향기가 느껴질 정도로 나이를 먹고 성숙해지면 팜므파탈 캐릭터도 하고 싶다.
이연희는 “앞으로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다. 팜므파탈 캐릭터는 물론 액션 연기도 정말 해보고 싶다. 정말로 진한 멜로 연기도 꿈꾸고 있다. 스릴러도 욕심난다”고 했다.
좋아하는 배우로는 첫 손에 탕웨이를 꼽았다. 참 분위기가 있어 매력적인 배우라는 생각이 든단다.
 
배우는 참 외로운 직업이지만 다양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는 이연희는 일본 등에서도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보는 이들에게 기분 좋은 느낌을 주고 열정이 있는 그녀라면 무슨 일이든 충분히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을 것 같은 그녀의 내일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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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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