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km 슬라이더는 쉽지 않죠. 사실 컷 패스트볼이었어요".
2010시즌 최고 마무리투수 '수호신' 손승락(29, 넥센 히어로즈)이 영업 비밀을 공개했다.
손승락은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에서 OSEN과 만나 "영업비밀 공개해야 하냐"며 농을 던진 뒤 "알 사람은 다 안다. 사실 내 주무기는 슬라이더가 아니라 커터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통 그가 던진 커터에 대해 슬라이더라는 평가가 많았다.

일단 손승락은 지난해 데뷔 후 처음으로 마무리투수로 변신해 53경기에 등판 2승3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56으로 구원왕을 차지했다. 물론 그가 최고 마무리 투수가 되기까지 커터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140km 중반대 직구를 던지고 마운드 위에서 언제나 차분하면서도 당당한 모습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했다.
그렇다면 그가 커터를 던지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손승락은 2∼3년 전부터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지고 싶어했다. 그런데 체인지업은 제구가 어려웠고, 우연히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가 던지는 커터를 보고 시도를 하게 됐다. 특별히 누구에게 전수받은 것이 아니라 독학에 가까웠다.
손승락은 "공개된 김에 뭐…"그러면서 그립 및 던지는 방법까지 소개했다. 그는 "일단 포심 패스트볼 그립처럼 검지와 중지를 가볍게 붙인 뒤 실밥 위에 나란히 손을 올려 놓고서는 공을 던지는 순간 중지 손가락에 힘을 주면서 직구처럼 던지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슬라이더는 143km까지 나오기 힘들다"면서 "(조)용준이형처럼 온 몸을 이용해서 던지지 않고서는 슬라이더가 140km 중반대까지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손승락은 개점 휴업 상태다. 그는 지난달 27일 스프링캠프지에서 불펜 피칭을 하고 난 뒤 오른쪽 어깨 뒷부분에 근육통이 발생했다. 손승락은 "오버 페이스가 화를 불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날씨가 추워 공을 안 던진 상태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다른 선수들을 따라가려고 했던 것이 문제였다"며 "천천히 했으면 근육통이 안 왔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공을 던지지 못해서 어깨가 근질거려서 그런 것이었을까. 아니면 전혀 아프지 않다는 뜻이었을까. 손승락은 직접 팔을 들어 올려 공을 던지는 모습까지 보이며 "어깨가 아프면 이렇게 안 된다"며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된다. 던지려면 던질 수 있는데 지난해 많이 던진 만큼 천천히 시작하려고 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손승락은 한국에 들어가 피칭을 재개한다.
한편 손승락은 선발과 마무리를 놓고 어떤 것을 할 지 고민하는 과정이다. 김시진 감독 역시 "구원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선발투수로서도 가능성이 있다"며 선발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상황으로 볼 때 선발로 긴 이닝을 던질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손승락은 "둘 다 매력이 있다"며 "어디가 되든 열심히 할 것"이라며 파이팅을 외쳤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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