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전통적으로 장타 군단이었다. 빙그레 시절부터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한 번 불이 붙으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폭발할지 모르는 막강화력을 자랑했다. 그랬던 한화가 지금 장타 부재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한화는 3승7패로 고전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터지지 않는 타선이다.
한화는 10차례 연습경기에서 평균 3.6득점밖에 얻지 못하고 있다. 3득점 이하로 묶인 경기가 6차례였다. 1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중에서 2할5푼 이상을 친 타자는 신경현(0.500) 정원석(0.455) 이대수(0.400) 강동우(0.259) 단 4명밖에 없다. 기대했던 군제대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의 방망이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10경기 팀 타율은 2할4푼1리이며 출루율도 3할8리밖에 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장타율이 0.325로 심각한 수준이다. 한화가 기록한 안타 80개 중 장타는 고작 16개에 불과하다. 홈런 6개, 2루타 10개가 전부. 시원한 장타가 터지지 않으니 한대화 감독의 속도 타들어간다. 한 감독은 지난 3일 LG와의 연습경기에서 2-5로 패한 후 선수단 전체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한 감독은 "우리가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투수와의 수싸움이 필요하다. 우리팀의 (부족한) 장타력을 메우려면 작전수행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한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기동력이다. 연습경기에서 한화는 팀 도루 13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팀 도루 121개로 이 부문 전체 7위였던 한화로서는 한 베이스 더 노리는 과감하게 뛰는 베이스러닝을 통해서라도 부족한 장타를 보완해야 한다. 한 감독은 "멀리 때리지 못하면 뛰어서라도 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백승룡(3개) 고동진(2개) 김경언(2개) 등이 도루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군입대 전 도루를 많이 시도하지 않았던 한상훈(1개) 오재필(1개) 등도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그러나 베이스러닝과 작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야구는 멀리 날릴 수록 유리하다. 4번타자 최진행이 가세한다면 어느 정도 장타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버릴 수 있다. 다만 최진행 하나만으로는 안 된다. 다른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야 한다. 몸짱으로 변신한 유격수 이대수가 연습경기에서 팀 내 가장 많은 5개의 장타를 터뜨리고 있는 건 고무적이다. 4번타자로 나오고 있는 김강도 안타 6개 중 홈런 1개, 2루타 2개로 연습경기 팀 내 최다 타점(6)을 올리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이 하루빨리 타격에 눈을 떠야 할텐데"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한 감독은 선수단 소집에서 "부족한 부분은 시범경기를 통해 각자 열심히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4일 SK와의 연습경기를 끝으로 하와이에서 오키나와로 이어진 모든 전지훈련 일정을 마치고 5일 귀국하는 한화가 시범경기를 통해 무뎌진 방망이 끝을 날카롭게 세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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