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의 분석야구] 2011시즌 용병 '기회 비용'은?⑤ 삼성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3.04 10: 31

기회비용(機會費用)=어떤 재화의 여러가지 종류 용도 중 어느 한가지 만을 선택한 경우, 나머지 포기한 용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평가액
 
대부분의 사람은 양자택일의 선택 이후 자신이 포기한 가치가 더 컸을 때 아쉽다는 생각을 갖게 마련입니다. 때로는 경기 하나에 인간의 삶이 투영되는 야구에서도 이 이치는 유효합니다.

 
특히 외국인 선수 선택에 있어 이는 구단에 웃음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고배를 마시게 하기도 합니다. 국내 선수들로 팀을 꾸렸을 때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외국인 선수로 보완한 지 어느덧 13년이 되었고 또 그들이 좋은 활약으로 '우승 청부사'가 되는 경우가 워낙 많았으니까요.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은 시기지만 새롭게 선택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기대치를 전임 선수들의 2010시즌 성적을 토대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시즌이 끝난 후 새 외국인 선수들이 어떤 성적으로 팀에 공헌하고, 또 아쉬움을 곱씹게 할 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 삼성 라이온즈-프란시스코 크루세타, 브랜든 나이트, 팀 레딩 OUT 카도쿠라 겐, 라이언 가코 IN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록하며 다시 포스트시즌 진출 대열에 합류한 삼성이지만 외국인선수의 꾸준한 활약도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묵직한 구위를 지니고 있지만 제구력에서 아쉬움을 비췄던 크루세타는 지난해 6승 10패 평균자책점 5.25를 기록한 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하고 퇴출 수순을 밟았습니다.
 
시즌 중 무릎 부상을 입은 나이트는 6승 5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한 뒤 레딩에게 바통을 넘겼습니다. 레딩은 메이저리그서 대단한 이력을 자랑하며 기대를 모았습니다만 1승 3패 평균자책점 5.09에 그쳤네요.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에서 외국인선수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류중일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한 삼성은 2008년 제이콥 크루즈 이후 3년 만에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습니다. 클리블랜드 시절 추신수와 한솥밥을 먹었던 오른손 타자 가코가 삼성의 선발 라인업에 가세했네요. 박석민과 함께 타선의 균형축을 맞추며 위력을 발산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삼성에 더욱 고무적인 일은 지난해 켈빈 히메네스(당시 두산, 현 라쿠텐)와 함께 최고 외국인 투수로 활약한 SK 카도쿠라가 삼성 유니폼을 입은 것입니다. 삼성은 당초 1998년 일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 출신 가네무라 사토루(전 니혼햄-한신)를 데려오려 했으나 팔꿈치 이상이 발견되었고 때마침 무릎 부상으로 SK를 떠나게 된 카도쿠라를 영입했습니다. 카도쿠라는 현재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다는 평입니다.
 
투수 2명 구도에서 투수 1명-타자 1명 구도로 바뀐 만큼 1차 스탯으로 기회비용과 기대치를 보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를 통해 카도쿠라와 가코에게 기대하는 삼성의 기대치를 알아보겠습니다.
 
지난해 카도쿠라는 14승 7패 평균 자책점 3.22를 기록한 동시에 4.944의 WAR로 8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좋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세 명의 삼성 외국인 선수가 올린 합산치 4.539(나이트-2.110, 크루세타-1.583, 레딩-0.846)보다 높습니다. 건강한 카도쿠라는 구단 역사상 최고의 활약을 올릴 수 있을 만한 투수입니다.
 
삼성이 카도쿠라에게 바라는 것은 크루세타와 나이트가 각각 올린 6승 이상이 아닙니다. 지난해처럼 많은 승수를 기록하는 에이스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카도쿠라는 삼성의 안방 대구에서 4경기(선발 3경기) 2승 1패 1홀드 평균 자책점 4.74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네요. 상대적으로 작은 대구서 어떤 구위를 보여줄 지가 관건입니다.
 
 
가코에 대한 삼성의 기대치는 타격 능력입니다. 메이저리그 시절 포수, 1루수로 주로 출장한 가코의 외야 수비는 크게 기대할 만한 수준이 못 됩니다. 지난해 세 명 중 가장 높은 WAR를 기록한 나이트의 2.110을 타자 쪽에 대입했을 때 가코에 대한 최소 요구치는 지난해 박용택(LG)의 타격 성적입니다.
 
박용택은 지난해 3할 9홈런 45타점으로 타격 부문 WAR에서 2.125를 기록했네요. 장타율은 4할3푼에 출루율 3할7푼2리이며 OPS는 8할2리입니다. 이는 가코가 기록할 예상 수치가 아니라 '이 정도 이상을 반드시 올려야 한다'라는 기준점입니다.
 
'세상은 1등 만을 기억합니다'라는 기업광고를 기억하십니까. 바로 삼성그룹의 이미지 광고에서 나온 문구였지요. 라이온즈 또한 2006년 이후 우승에 목 말라있고 지난해 준우승으로 인해 스타 감독이던 선동렬 감독을 해임했습니다. 과연 올 시즌 카도쿠라와 가코는 팬들의 기억에 뚜렷이 남는 외국인 선수 듀오가 될 수 있을까요.
 
farinelli@osen.co.kr
 
<자료출처-www.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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