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 앞두고 탭댄스와 장래희망 편 녹화를 했다.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하더라."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 녹화 도중 위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마친 멤버 김태원이 꽤나 버거운 나날을 보낸 모양이다. '남격' 연출자 신원호 PD는 "일에서나 개인적으로나 워낙 고락이 많았던 분이라 그런지 의외로 덤덤하게 (위암에 걸린 사실을) 받아들이더라"고 말했지만 "근데 수술을 받고 나서는 '사실 그동안 무슨 정신으로 녹화를 했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라고 하더라"고 김태원의 심적 고통을 귀띔했다.


오죽할까. 부활의 리더로, '예능늦둥이'로 한창 잘 나가고 있던 그에게 별안간 떨어진 위암 판정은 눈앞이 깜깜한 소식이었다. 게다가 아내와 아이를 유학보내고 기러기 아빠로 살아가고 있는 그로서는 분명 더 서럽고 아픈 일이었을 것이다. 처음엔 가족들에게조차 비밀로 했을 정도로 고민이 깊은 그였지만 지금은 두 차례의 수술 후 회복기에 접어들었다.
이 모든 과정이 방송을 탈 수 있고 기사 거리로 쓰일 수 있는 것은 물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기 때문이겠지만, 암 발견 후 두 번의 수술이 끝나기까지 1달여의 시간들은 김태원 본인은 물론 이 사실을 알고 있던 가족과 제작진, 최측근들에게 있어 암흑같던 날들였을 테다.
신 PD는 "외부에 비공개로 하려다보니 김태원 씨 평소 스케줄을 대부분 다 소화해야 했다"며 "'남격' 녹화는 물론 타방송사 스케줄이나 '부활' 콘서트까지도 그대로 진행됐다. 병원에 있다가 스케줄을 뛰고는 다시 들어오는 투혼을 발휘했다"고 회상했다. 김태원의 투혼도 투혼이지만 제작진과 멤버들도 무거운 마음은 가눌 길이 없었다. 특히 이경규나 김국진 등 올드 멤버들이 참 많이도 울었다. 내부의 근심이 쌓인 채로 탭 댄스며 장래희망 편이며, 방송을 내기 위한 갖가지 아이템 촬영도 계속 됐다. 곤욕 아닌 곤욕이다.
음악을 하며, 인생을 살며 온갖 풍파를 겪었던 김태원에게도 '암'이란 가슴 철렁한 일이 아닐 수 없던 것이다. 지난 주 '남격' 예고편에서 흘러나왔던 그의 내레이션에서 그가 받았던 충격의 파장이 느껴졌다. 방송은 6일.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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