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식, 9푼 타자에게 첫 피홈런 '프로 실감'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3.04 18: 36

아뿔사! '7억팔 슈퍼루키' 유창식(19, 한화 이글스)이 두 번째 실전 등판에서 프로가 무엇인지 뼈저리게 경험했다.
유창식은 4일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카와 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연습경기에서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 2실점한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2-4로 뒤진 6회 마운드에 오른 유창식은 첫 타자 김정남과 최경철을 삼진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 쉽게 가는 듯 했다. 그러나 김연훈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후 최윤석에게 좌측 담장 넘어가는 투런포를 맞고 말았다.
결국 팀도 7-8로 패하면서 유창식에게 일본 오키나와에서의 마지막 연습경기는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기게 됐다.

유창식의 첫 실전은 산뜻했다. 지난달 28일 LG와의 연습경기에서 4회부터 등판, 첫 타자 박경수를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후속 양영동은 우익수 플라이, 박용택은 병살타로 처리해 기대를 갖게 했다. 1이닝 무실점.
그러나 두 번째 실전에서는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은 후 2실점 하고 말았다. 무엇보다 지난해 1할도 기록하지 못한 타자에게 홈런을 맞았다. 대졸 신인 최윤석은 백업 유격수로 활약하며 탁월한 수비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타격 만큼은 시원치 않았다. 시즌 타율이 9푼2리로 타율이 1할에도 미치지 못했다. 안타는 7개에 불과했고 홈런은 1개도 없었다. '구푼이'라는 별명까지 생겼을 정도.
최윤석은 마무리 캠프부터 엄청난 훈련량을 견뎌내며 타격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이 붙었다. 하지만 장거리형 타자가 아니다. 때문에 유창식에게는 최윤석의 이 홈런이 프로의 벽을 실감나게 깨닫게 해준 셈이다. 하위타선이든 작은 타자든 한순간도 방심해서는 안되는 곳이 바로 프로라는 것이다.
특히 이날은 기온이 뚝 떨어져 상당히 추웠다. 지난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최고 141km의 구속을 찍었지만 무엇보다 피칭하기에 쉽지 않은 날씨였다. 하지만 날씨와는 상관없이 경기가 펼쳐졌고 승부가 결정났다.
 
평소 한대화 한화 감독은 유창식에 대해 입버릇처럼 "아직 고등학생"이라며 부담을 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아무리 기대가 크다지만 고졸 신인이 느끼는 프로의 벽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근 SK 감독도 "간결한 폼이 좋다. 부상 여파가 아직 있는 것 같다"고 살짝 걱정을 나타냈다.
유창식이 기대대로 대형선수가 된다면 바로 이날 최윤석에 맞은 생각지 않은 첫 피홈런이 토대가 됐을 수도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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