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학의 데이터야구] 최형우, 삼성의 진짜 4번타자 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3.05 07: 59

삼성은 전통적으로 거포를 많이 배출했다. 지난 29년간 홈런왕만 11차례를 배출했다. 이만수 김성래 이승엽 심정수가 그 주인공들이었다. 한 시즌 30홈런 이상도 14차례나 나왔다. 이승엽 마해영 양준혁 심정수 그리고 찰스 스미스가 30홈런 이상을 쳤다. 과거 삼성의 대포 야구에는 진짜 거포들의 존재가 절대적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삼성팬들은 거포에 대해서는 눈높이가 높다. 웬만해서는 만족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올해 외야수 최형우(28)를 다시 한 번 주목해 볼만하다.
 
▲ 2010년 삼성 최고타자

지난해 최형우는 삼성에서 가장 공헌도가 높은 타자였다. 지난해 121경기에서 타율 2할7푼9리 117안타 24홈런 97타점 71득점을 기록했다. 홈런은 공동 6위였고, 타점은 전체 4위였다. 장타율도 0.524로 전체 8위. 안타·홈런·타점·득점·장타율 모두 팀내 1위였다. 2010년 삼성 최고타자는 누가 뭐래도 최형우였다. 특히 결승타는 14개로 홍성흔(롯데)·최준석(두산)과 함께 리그 전체 1위였다. 결승타 14개 중 절반이 6회 이후 경기 종반에 터진 영양가 만점짜리였다. 그러나 그에게는 이상하리만큼 '찬스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SK와의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13타수 3안타 타율 2할3푼1리 1타점으로 부진했던 것이 이유의 전부가 아니다.
 
▲ 득점권에서 약한 타자
지난해 최형우는 득점권에서 136타수 42안타로 타율 3할9리 7홈런 76타점을 기록했다. 중요한 건 최형우가 지난해 득점권 타석이 총 176차례로 두산 김현수(178타석) 다음으로 많았다는 점. 상대적으로 타점을 올릴 기회가 많았고 그러다 보니 아쉬운 순간도 많이 있었다. 득점권 찬스에서 삼진 25개에 병살타 5개를 기록했다. 특히 3점차 이내 득점권 상황에서 타율이 2할9푼5리였고 삼진 22개에 병살타 3개를 때렸다. 안타 31개와 맞먹는 수치였다. 3점차 이내 득점권에서 나온 홈런도 고작 5개. 상대적으로 결정적인 홈런이 부족했다. 현역 시절 클러치히터로 명성을 떨친 김한수 타격코치는 "득점권 찬스에서 보다 과감하게 휘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 삼성의 붙박이 4번타자
올해 새롭게 삼성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은 최형우를 키플레이어로 지목하며 "붙박이 4번타자"라고 선언했다. 삼성은 붙박이 4번타자가 없었다. 4번자리를 놓고 여러 선수들을 번갈아 기용했다. 지난해만 해도 최형우(69회) 채태인(48회) 박석민(12회) 조영훈(4회) 등이 돌아가며 4번타자로 선발출장했다. 하지만 올해 라이언 가코라는 외국인 타자까지 데려왔지만 류중일 감독은 최형우를 4번타자로 말뚝 박게 할 작정이다. 그러나 지난해 최형우의 4번타자 출장시 성적은 타율 2할4푼3리 12홈런 49타점에 그쳤으며 장타율도 0.454에 불과했다. 최형우의 이미지가 강하지 못한 것도 4번타자로 나왔을 때 확실한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한 탓이다.
 
▲ 최형우의 40홈런 도전
하지만 올 시즌을 준비하는 최형우의 기세가 뜨겁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13차례 연습경기를 치러 홈런포 5방을 쏘아올렸다. 타율 3할7푼8리에 10타점도 곁들였다. 연습경기이지만 4번타자로서 확실한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최형우는 올해 40홈런을 목표로 세웠다. 2008년 19홈런, 2009년 23홈런, 2010년 24홈런으로 매년 홈런 그래프에서 상승곡선을 그려온 최형우다. 하지만 삼성의 4번타자라면 30홈런 갖고 안 된다는 것을 최형우도 잘 알고 있다. 삼성에서 배출한 40홈런 타자는 2003년 56홈런으로 기록을 세운 이승엽이 마지막이다. 최형우의 40홈런 목표 설정은 숫자를 떠나 스윙을 제대로 휘두르겠다는 의미도 있다. 최형우는 "지금껏 득점권 찬스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 올해는 아웃되더라도 과감하게 방망이를 휘두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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