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장타가 나오면 부상이 나오더라. 그래서 몸의 밸런스를 확실히 맞추는 데 주력했다".
3번 타자 기용 가능성에 대해서 묻자 그는 손사래를 치며 "3번 타자로 나서더라도 테이블 세터가 3명이라는 생각으로 뛴다"라고 밝혔다. '종박' 이종욱(31. 두산 베어스)이 자신의 1군 여섯 번째 시즌을 준비하며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이종욱은 3할1푼2리 5홈런 45타점 30도루를 기록하며 2009년 턱관절 골절상으로 상당 기간 결장했던 아픔을 씻고 국가대표 중견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시즌 막판 부상과 슬럼프로 인해 끝까지 믿음직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워했다. 팀도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새로운 시즌, 특히 1군 주력이 된 지 6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이종욱의 각오는 남다르다. 어떤 목표 수치를 정했다기보다 아프지 않은 몸 상태로 시즌을 잘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앞세웠다. 아프지 않다면 자신의 진짜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숨어있었다.
"3번 타자 준비요? 특별히 그렇게 훈련하지는 않았어요. 그동안 리드 오프로 뛰면서 준비했던 것들을 똑같이 했습니다. 그냥 전지훈련 초반에 타구가 꽤 멀리가서 그 이야기가 나온 것 같아요. 만약 3번 타자로 나선다고 해도 '테이블 세터가 3명'이라는 자세로 뛰고자 합니다".
이종욱과 장타는 어떻게 보면 궁합이 안 맞아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09년 4월 11일 잠실 LG전서 생애 첫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하며 배팅파워도 만만치 않음을 뽐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왼 팔꿈치 부종으로 2군행 조치를 받았다. 지난 시즌 초 타점 페이스가 클린업트리오 못지 않은 활황세였으나 그 순간 주루 플레이 도중 왼 발목 부상을 입었다.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이 부각되던 순간 부상이 찾아왔다.
"그런 거 안 치던 놈이 치니 탈이 난 거겠지요.(웃음) 아무래도 장타가 나오다보니 저도 모르게 그에 대한 욕심을 부린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몸의 밸런스가 무너져서 부상이 온 것도 같고. 전지훈련 동안 밸런스 운동에 많이 주력했습니다. 체력이 떨어져서 부상이 온 것 같다는 생각에 시즌 중에도 밸런스 운동은 계속 집중할 계획이에요".
자신이 주춤할 때 주전 자리도 넘볼 수 있는 임재철, 정수빈 등이 포진한 두꺼운 팀 내 외야층도 이종욱을 훈련에 전념하게 한다. 이종욱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주전 외야수로서 힘을 내뿜겠다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주춤할 때 어김없이 그 이야기도 나오니까요. 그것 때문에 긴장도 많이 하게 되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포지션도 확실히 주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라 다들 긴장하고 있습니다. 컨디션이나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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