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경쟁이 시작됐다.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최고 투수 류현진(24·한화)과 김광현(23·SK)이 2011년 마운드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몸상태를 점검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두 선수 모두 연습경기에 2차례씩 등판해 간단하게 컨디션을 조절했다. 주목할 것은 두 선수의 직구 최고 구속. 류현진은 지난달 25일 라쿠텐전 149km, 3일 LG전에서 147km를 던졌다. 김광현은 지난달 26일 삼성전, 5일 LG전에서 최고 146km를 던지며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렸다. 아직 시즌 개막까지 한 달 가량 남았지만 몸 상태는 당장 실전에 투입해도 될 정도로 좋다. 벌써부터 최고 투수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고비가 있었다. 류현진은 지난해 시즌 막판 왼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다. 피로누적으로 한 달 먼저 시즌을 마감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위해 무리하지 않고 몸을 만드는데 신경 썼다.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대만과의 첫 경기와 마지막 결승전에서 호투하며 금메달을 견인했다. 김광현은 한국시리즈 종료 후 갑작스런 안면근육 마비 증세를 보이며 아시안게임에 나가지 못하며 치료에 전념했다. 팀 훈련에도 뒤늦게 가세해야 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괴물답게 페이스를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구단의 철저한 보호 아래 몸을 추슬렀던 류현진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스스로도 "몸 상태가 좋다"고 말한다. 한대화 감독은 "변함없이 잘할 것"이라고 믿어보였다. 김광현도 김성근 감독이 이례적으로 "5년간 캠프에서 본 김광현의 볼 중 가장 좋다"고 칭찬할 정도로 볼이 좋다. 김광현도 "재미있게 즐기며 야구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지난 몇 년간 프로야구를 이끈 당대 최고 투수들이었다. 류현진은 2006~2007년 2년간 국내 최고투수로 군림했지만 이듬해부터 2년간은 김광현의 무대였다. 2008~2009년 김광현은 28승6패 평균자책점 2.58를 거두며 류현진(27승19패·3.45)을 능가했지만, 투구이닝은 류현진(355)이 김광현(300⅓)보다 많았다. 지난해는 류현진이 16승4패 평균자책점 1.82로 역대에 손꼽힐만한 시즌을 보내며 17승7패 평균자책점 2.37의 김광현을 압도했으나 투구이닝은 김광현(193⅔)이 류현진(192⅔)보다 1이닝 더 많았다.
엎치락뒷치락하며 리그를 선도하고 있는 두 젊은 투수에게 있어 2011년은 하나의 분기점이다. 최고 투수 자리를 놓고 류현진이 굳히기에 들어가느냐 아니면 김광현이 다시 한 번 반격을 가하느냐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벌써부터 앞다퉈 최고 구속을 뿌리며 경쟁에 불이 붙은 류현진과 김광현. 2011년 두 투수가 써내려갈 또 하나의 기록과 드라마 그리고 경쟁에 뜨거운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아깝게 무산된 두 투수의 선발 맞대결이 이뤄진다면 이는 프로야구 최고의 흥행카드가 될 것임에 분명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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