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 놓고 갈팡질팡' KOVO, 시즌 내내 '자충수'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03.06 07: 59

'문성민 사태'를 자초한 한국프로배구연맹(KOVO)의 갈 지(之) 자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KOVO는 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배구판에 입성한 문성민(25, 현대캐피탈)에 대해 드래프트 지명구단 입단 거부의 사유로 징계금 1000만 원과 이번 시즌 1라운드(6경기) 출전 정지를 내렸다.

 
징계 이후 배구판에 복귀한 문성민이 맹활약하자 “3경기 이상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선수는 당해 시즌 표창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을 들어 올시즌 수상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거듭 밝혀왔다.
그러나 KOVO는 지난 4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문성민의 수상 자격에 대해 ‘문성민이 신인상과 정규리그 MVP, 개인기록 등의 시상 대상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동안 수상 불가를 외쳐왔던 KOVO의 논리를 스스로 뒤집은 결정.
문성민이 가지고 있던 '원죄'를 덮기 위해 자충수를 뒀던 KOVO는 충분한 검토없이 최초 지명팀인 KEPCO45에서 현대캐피탈로 트레이드를 승인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드래프트를 회피한 경우 5시즌을 국내에서 뛸 수 없다'는 규정은 문성민의 유럽 진출 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태로 만든 것이었는데 규정을 이용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문성민의 입장이나 주장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던 KOVO는 걷잡을 수 없는 비난을 피하고자 트레이드를 승인했지만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면서 경고와 벌금 1억1000만 원의 징계를 통해 문제를 봉합했다.
이같은 KOVO의 번복으로 인해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지는 가운데 문성민은 당장 유력한 신인왕 및 MVP후보로 부상했다.문성민은 현재 공격종합 3위(54.62%)와 오픈공격 1위(49.77%), 서브 5위(0.288개), 득점 6위(395점)를 기록하면서 현대캐피탈의 핵심선수로 자리 잡았다.
문성민이 국내에 들어올 당시 규정대로 처리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간 게 결국 또 문제를 야기한 꼴이다.
그러나 문성민은 오히려 자신이 신인왕 자격이 없음을 강조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지난 5일 "문성민의 경우 올 시즌 신인왕에 대해서는 욕심이 없다고 말했다. 문성민의 경우 팀에 백의종군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다"면서 "문성민이 원하는 것은 팀의 우승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인왕은 포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KOVO의 엉뚱한 결론에 선수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올바르게 알고 처신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출범 후 일곱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프로배구의 행정이 오히려 선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폭발적인 관중 증가로 제 2의 도약대에 선 프로배구지만 '문성민 사태'에 대한 KOVO의 갈팡질팡한 결정은 스스로 도약대에서 내려오겠다는 모습으로 밖에 풀이할 수 없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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