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 나아지면서 공에 힘이 붙은 것 같았다. 그런데 조금 욕심이 나려고 그러네".(웃음)
'반드시 잘 되어야 한다'라는 당위성을 갖고 치른 전지훈련을 돌아보면서 그는 새 시즌 더 나은 모습을 바랐다. '써니' 김선우(34. 두산 베어스)가 에이스로서 더욱 묵직한 공을 던지고 싶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지난해 김선우는 13승 6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하며 켈빈 히메네스(라쿠텐)와 함께 원투펀치 노릇을 했다. 2008년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첫 2년 간 무릎 부상과 직구 위주의 투구 패턴 속에 다소 아쉬운 모습을 비췄던 것을 감안하면 비로소 에이스 기대치에 걸맞게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가 거둔 성적 속에는 아쉬움도 숨어있었다. 바로 고질적인 무릎 통증으로 인해 상체 위주의 투구를 펼쳤고 그 때문에 포스트시즌서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
"무릎이 안 좋아 지난 시즌에는 상체 위주의 투구를 펼쳤다. 그러다보니 시즌 중반부터 팔꿈치에 무리가 가기 시작했다. 솔직히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서 계투로 자진 등판할 때는 팔꿈치가 아파 팔을 제대로 들어올리지 못할 정도였다. 내가 잘했더라면 우리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갔을 텐데".
광저우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에 긴급 합류했던 김선우. 이는 우완 선발 요원 확충을 위해 반드시 뽑겠다는 대표팀 수뇌부의 의지 표명이었으나 결국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승선하지 못했다. 당시 여간해서는 말을 아끼던 김선우 또한 그 때를 떠올리며 "태극마크는 그 자체만으로 영광이다. 팔꿈치가 괜찮았더라면 나도 대표팀 일원으로 갈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말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상체 위주 투구로 인한 과부하를 몸으로 느낀 만큼 김선우는 비시즌 동안 제대로 된 몸상태, 특히 무릎에 신경을 많이 썼고 이제는 꽤 많이 나아졌다는 답이 이어졌다. 뒤이어 김선우는 "하체를 이용하는 투구를 할까 하는 데 어떤가"라며 질문을 던졌다.
돌이켜보면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한 베테랑 투수들은 하체를 잘 이용해 나이답지 않은 묵직한 공을 뿌렸다. 지천명이 가까운 나이까지 현역으로 활약한 구도 기미야스(전 세이부)는 물론 송진우, 구대성(이상 전 한화) 등은 전성 시절에 비해 구속이 하락한 뒤에도 하체를 적극 이용한 투구로 좋은 볼 끝을 보여주었다. 확답은 주지 못했지만 '충분히 승산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체 위주의 투구가 아닌 하체를 이용하면서 묵직한 공을 던지고 싶다. 다만 걱정이라면 볼 끝이 좋아지는 느낌이 들면서 예전의 직구 위주 투구가 욕심난다. 그러면 안 될텐데".(웃음)
지난해 아쉽게 달성하지 못한 3점대 평균자책점 목표는 이번에도 이어진다. "잘 나가다가 롯데전(지난해 9월 11일 잠실-2⅓이닝 8실점)에서 평균자책점이 훅 솟아오르더라"라며 고개를 저은 김선우는 "이번에는 반드시 달성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말과 함께 눈빛을 반짝였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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