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의 분석야구] 2011시즌 용병 '기회 비용'은?⑥ SK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3.06 07: 54

기회비용(機會費用)=어떤 재화의 여러가지 종류 용도 중 어느 한가지 만을 선택한 경우, 나머지 포기한 용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평가액
 
대부분의 사람은 양자택일의 선택 이후 자신이 포기한 가치가 더 컸을 때 아쉽다는 생각을 갖게 마련입니다. 때로는 경기 하나에 인간의 삶이 투영되는 야구에서도 이 이치는 유효합니다.

 
특히 외국인 선수 선택에 있어 이는 구단에 웃음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고배를 마시게 하기도 합니다. 국내 선수들로 팀을 꾸렸을 때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외국인 선수로 보완한 지 어느덧 13년이 되었고 또 그들이 좋은 활약으로 '우승 청부사'가 되는 경우가 워낙 많았으니까요.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은 시기지만 새롭게 선택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기대치를 전임 선수들의 2010시즌 성적을 토대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시즌이 끝난 후 새 외국인 선수들이 어떤 성적으로 팀에 공헌하고, 또 아쉬움을 곱씹게 할 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 SK 와이번스-카도쿠라 겐 OUT 짐 매그레인 IN
 
지난 4년 간 3번의 통합우승을 자랑하며 강팀으로 확고한 위치를 구축한 SK는 온갖 부상으로 인해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게리 글로버와 재계약을 맺었습니다. 반면 지난해 켈빈 히메네스(당시 두산, 라쿠텐)와 함께 최고 외국인 투수로 활약한 카도쿠라(삼성)는 무릎 부상으로 인해 재계약 통보를 받지 못했습니다.
 
'국민 유격수' 박진만을 자유계약 시장에서 영입한 동시에 메디컬 테스트 불합격으로 인해 푸른 유니폼을 입지 못한 우완 가네무라 사토루(전 한신)를 테스트하는 등 비시즌 삼성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듯 했던 SK. 우여곡절 끝에 SK는 지난해 슝디 엘리펀츠 소속으로 대만시리즈 MVP에 빛나는 우완 매그레인을 데려왔습니다.
 
2009년 독립리그서 1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며 리그 투수 부문 3관왕(다승, 승률, 평균자책점)이 된 매그레인은 지난해 11승 9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그는 대만 시리즈에서 2경기에 선발로 나와 16⅔이닝 동안 단 2점만 내주는 피칭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었네요.
 
지난해 SK와의 클럽 챔피언십 2차전서 선발로 등판해 6⅔이닝 6피안타 4실점(2자책)의 성적을 남겼습니다. 당시 최고구속은 146km였으며 일본시리즈 당시 굉장히 안정된 제구력을 선보였다는 것이 SK 전력분석팀의 평입니다.
 
그는 대만에서 직구 평속 140km대 초중반을 기록했으며 슬라이더가 최고 137km에 이를 정도로 빠른 편입니다. 그 외에 투심 패스트볼, 커브 등을 던지며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는 슬라이더를 즐겨 던집니다. 슬라이더의 경우 옆으로 휘는 움직임이 크지 않은 대신 빠르기가 좋아 컷 패스트볼에 가깝다고 하네요.
 
지난해 최고 외국인 투수 카도쿠라의 바통을 이어받은 만큼 14승 7패 평균자책점 3.22의 뛰어난 성적은 고스란히 매그레인의 의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해 부진했던 글로버가 제대로 된 몸상태를 보여준다면 부담이 덜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SK는 이번에도 우승을 거머쥐며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하고자 구슬땀을 흘리는 팀입니다.
 
만약 매그레인이 그저 적당한 성적을 올리는 동시에 자칫 김성근 감독의 계획에 차질을 가져올 경우 카도쿠라의 지난해 성적은 커다란 기회비용으로 다가와 SK에게 씁쓸함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SK는 매그레인이 2009년 마이클 키트 존슨이 아닌 2007년 케니 레이번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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