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표명일, KT 우승 '마지막 퍼즐' 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3.06 08: 09

정규리그 1위 고지가 보인다. 여기에 야전사령관까지 살아날 조짐이다.
제스퍼 존슨의 부상 퇴출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6연승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1위 부산 KT. 악재를 딛고 호재가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베테랑 포인트가드 표명일(36·182cm)의 부활 가능성이 그렇다.
 

표명일은 지난 5일 서울 삼성전에서 부상 복귀 후 가장 많은 35분31초를 소화하며 3점슛 2개 포함 10점 6어시스트 4리바운드로 활약하며 팀 승리를 뒷받침했다. 실로 오랜만의 활약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원주 동부에서 활약한 표명일은 지난해 여름 FA 자격을 KT에 새 둥지를 틀었다. 신기성과 계약을 포기한 KT는 새로운 야전사령관으로 표명일을 낙점했다. 동부 시절 전창진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통합 우승을 함께 한 인연도 있었다.
 
KT는 3년간 연봉 3억9050만원이라는 거액을 안기며 표명일을 데려왔다. 표명일은 단숨에 프로농구 연봉 전체 6위에 올라섰지만 그만큼 부담감을 안아야 했다.
시즌 개막 후 몇 차례 결정적인 미스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겼던 표명일은 지난해 12월17일 삼성전에서 왼쪽 갈비뼈 부상이 악화돼 한 달간 결장해야 했다. 그러나 오히려 팀은 그의 부상 기간 동안 13경기에서 11승2패로 승승장구했다.
 
부상 복귀 뒤 표명일의 비중은 몰라보게 작아졌다. 박성운과 양우섭이 치고 올라오면서 출장시간이 줄어들었다. 그 와중에도 팀이 승승장구하면서 그의 존재감이 조금씩 묻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전에서 표명일은 부상 복귀 후 가장 많은 출장시간으로 존재 가치를 떨쳤다. 찰스 로드와 찰떡 호흡으로 수 차례 콤비플레이를 성공시켰다. 골밑으로 띄워주는 롭 패스와 길게 뻗어주는 아웃렛 패스로 로드의 득점을 도왔다.
 
여기에 3점슛까지 꽂아주며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었다. 특유의 감각적이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KT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씻을 수 있는 한판이었다.
전창진 감독은 "우리팀 대부분 선수들이 우승 경험이 없어 1위 지키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런 KT에서 표명일의 존재는 오롯이 빛난다.
 
표명일은 2003~2004시즌 KCC에서 플레이오프 우승을 맛봤고, 2007~2008시즌 동부에서는 통합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표명일 외에 KT에서 우승경험이 있는 선수는 2003~2004시즌 KCC 벤치멤버였던 최민규밖에 없다. 그러나 주전으로 우승한 선수는 표명일 뿐이다.
이렇듯 표명일의 존재는 정규리그 막판 1위 지키기는 물론 향후 플레이오프에 있어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표명일의 삼성전 활약이 더욱 고무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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