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린 힘든 일을 했다".
미국프로야구(MLB)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를 대표하는 팀은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다. 이 두 팀은 매년 지구 우승이 아닌 월드 시리즈 챔피언을 목표로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 대형 선수들을 영입한다.
그러나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팀은 탬파베이 레이스였다. 탬파베이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승 차이로 양키스를 제쳤다. 모두가 깜짝 놀랄만한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 가장 쉬운 표현은 다윗과 골리앗 싸움에서 다윗이 이긴 것이다.

물론 경기는 선수들과 감독이 하지만 탬파베이 전력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고 평가 받는 이가 있다. 바로 앤드루 프리드먼(35) 부사장 겸 단장이다.
OSEN은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샬럿의 탬파베이 스프링캠프지인 샬럿 스포츠 파크 클럽하우스에서 프리드먼 단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가장 궁금한 것은 어떻게 '저비용 고효율'을 낼 수 있었느냐 였다. 프리드먼 단장은 "사실 우린 양키스, 보스턴과 경쟁에서 힘든 일을 했다. 그런데 우리는 이들과 달리 정해진 예산으로 큰 성과를 내야 하는 팀"이라고 말한 뒤 "우리는 매년 늘어나는 예산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 그래서 몸값이 비싼 FA급 선수들은 잡지 않고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을 활용한다"며 구단 운영 전략을 밝혔다.
무엇보다 프리드먼 단장은 지난 2003년까지 미국 금융 중심지인 월가에서 현 레이스 사장인 맷 실버맨과 함께 일했다. 그러나 2004년부터 운영팀에서 일을 시작한 그는 2005년이 끝나고 나서 척 라마를 대신해 단장으로 승격됐다. 그리고 나서 2008시즌에는 팀을 월드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며 <스포팅뉴스>가 선정한 올해의 단장상을 수상했다.
그렇다면 프리드먼 단장이 생각하는 팀 운영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는 "나도 잘 모른다. 그런데 어떻게 하나를 꼽을 순 없다. 모두가 복합적인 문제가 우리에게 빠르게 다가왔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결정을 내려 실행했다. 우리는 양키스나 보스턴보다 더 적은 돈을 쓰지만 항상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무엇보다 우리 팀에서는 지난 3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올라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지금도 많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 우리 팀도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며 스타 선수들을 잡기 보다는 유망주 위주로 팀을 운영하는 전략을 설명했다.
탬파베이는 얼마 전 메이저리그 전문지인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선정한 올 시즌 유망주 100명 가운데 6위를 차지한 우완 투수 제러미 헬릭슨을 포함 7명이나 포함돼 캔자스시티 로얄스(9명)에 이어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탬파베이는 지난 겨울 FA가 된 주전 좌익수인 칼 크로포드를 잡지 않았다. 맘 같아선 잡고 싶었지만 크로포드는 보스턴과 계약기간 7년 1억4200만 달러(약 1616억 원)에 계약했다. 또 주전 1루수였던 카를로스 페냐 역시 시카고 컵스와 1000만 달러(약 113억 원)에 계약을 체결해 미련 없이 보내줬다.
대신 FA 시장에 나온 '베테랑' 조니 데이먼을 연봉 525만 달러(약 59억 원)와 사이닝 보너스 75만 달러(약 8억 5000만 원)에, 라미레스는 200만 달러(약 23억 원)에 영입했다. 물론 이들이 기대 만큼 활약해 줄 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확실 한 스타 두 명을 저비용으로 영입한 발상만으로도 메이저리그 다른 팀과 확실한 차이다.
지난 1998년 탬파베이가 창단된 이후 14년째 담당 기자로 일하고 있는 <탬파 트리뷴> 로저 무니(49)는 "프리드만 단장은 그가 해야 하는 일을 정확히 일고 있다. 그리고 월가 출신답게 예산 뿐 아니라 수익 구조 등 모든 일을 계획적으로 처리한다"고 말한 뒤 "오랫동안 곁에서 그를 지켜 봤지만 최고의 능력을 지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프리드먼 단장은 "아직까지 한국 팬들이 우리 팀 티켓을 많이 사지 않았지만 앞으로 많은 관중들이 온다면 우리 팀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다"며 지난 겨울 컵스에서 트레이드 되어 온 이학주의 성장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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